에이비엘바이오, 풍부한 유동성…이중항체 ADC 도전 '드라이브'
현금 및 현금성 자산 930억원 규모…R&D 자금 충분
차기 메인 파이프라인 '이중항체 ADC'…레고켐바이오 공동연구도 기대
공개 2024-01-10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사노피와의 빅딜 이후 충분한 유동성이 유지되면서 연구개발(R&D)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마일스톤이 들어오면서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기술도입(License In, L/I) 등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업계 화두에 오른 ADC(항체-약물접합제)에 집중할 계획으로 향후 또 다시 빅딜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에이비엘바이오)
 
빽빽한 현금 곳간…빅딜 잔액 1조원 넘게 남아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유동성 금융자산 포함)은 930억원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사노피와 기술이전 빅딜이 발생하기 직전인 2021년(436억원)과 비교해 두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2년 1월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ABL301)을 1조3000억원 규모로 사노피사에 기술이전했다. 당시 계약금으로 900억원을 받고, 540억원 규모의 단기 마일스톤을 수령 받으면서 현재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향후 임상이 진행될 때마다 마일스톤 잔액(1조1300억원)이 분할 지급된다.
 
자금이 넉넉해지면서 R&D 활동도 활발해졌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율)은 386억원(67.11%)으로, 직전연도 동기(332억원, 57.83%)와 비교해 16.27% 늘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이전으로 마련한 자금을 운용해 R&D 활동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ABL301은 이미 임상 1상을 진행했으며 이에 대한 마일스톤도 수령받은 상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금융상품에 자금을 예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에이비엘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634억원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술이전이 주 수입원인 구조"라며 "기술이전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고위험 고수익 투자상품이 아닌 시장이자율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전한 상품에 예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중항체 ADC…기술도입도 단행
 
에이비엘바이오는 풍부한 유동성을 운용하면서 적극적인 R&D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가운데 올해 이중항체 치료제(ABL001)의 임상 2/3상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ADC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술도입, 레고켐바이오와의 공동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ADC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의 ABL001 2/3상 임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나온다. ABL001은 24명의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2차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 가운데 ORR 63.6%로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이에 1차 치료를 받은 150명의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에이비엘바이오는 ADC 시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당초 이중항체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왔다. 이후 최근에는 시나픽스(Synaffix)사로부터 ADC기술을 도입해오면서 '이중항체 ADC'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중항체는 한번에 두 항원을 동시에 타깃하면서 다양한 약물과 병용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넓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ADC는 비교적 높은 독성을 보유해 강력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이중항체에 ADC를 결합하면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ADC기술 도입을 위해 지급한 금액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연구개발비 가운데 외주용역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 에이비엘바이오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외주용역비는 2022년 3분기 24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61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에이비엘바이오는 고형암 타깃 ADC 후보물질인 'ABL202'를 레고켐바이오(141080)와 공동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는 레코켐바이오의 링커기술에 접목해 진행 중으로 올해 상반기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얀센 바이오텍에 2조원 규모의 기술이전이 실행된 바 있다. 향후 빅딜 두 기업의 공동연구개발로 또다시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ABL503, ABL111, ABL103 등 이중항체 항암제와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라며 "이중항체 ADC라는 새로운 분야에서도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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