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매각가 영향 미칠까
부동산 실행 여신 중심 연체율 상승
저원가성수신·총여신 줄어 실적 악화
공개 2023-12-11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이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지분 처분 명령에 이어, 우리금융의 인수 검토 등의 논란으로 홍역을 앓은 데다 3분기 실적과 건전성도 악화 정도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악화된 실적이 매각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내부.(사진=상상인)
 
건전성 악화 속도 피어 대비 빨라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평균보다도 빠른 속도다. 7일 상상인저축은행 3분기 경영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29%로 지난해 동기 3.28%에 비해 10%p 이상 올랐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5.7%로 지난해 동기 2.67%보다 13.03%p 상승했다. 5대 저축은행의 3분기 평균치와 총자산이 비슷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보다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자산규모가 비슷한 KB저축은행의 경우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16%를 기록했으며, 5대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12%로 이 중 가장 높은 페퍼저축은행의 10.13%보다도 3.16%p 높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총여신은 2조5391억원으로 이 중 회수의문 및 추정손실 여신이 1581억원, 순고정이하여신이 2033억원이다. 부실여신의 경우 지난해 3분기 308억원에서 413.3% 증가했으며, 순고정이하여신은 259.8% 증가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부실여신이 170억원에서 764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이 210억원에서 1206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특히 거액 부실여신도 늘었다. 부동산업과 건설업 업체의 대출에서 기한이익 상실 등의 이유로 적게는 12억에서 많게는 60억원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
 
악화된 것은 고정이하여신비율뿐만이 아니다. 양 은행의 연체율도 올랐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은 올해 3분기 12.7%로 지난해 동기 4.23%보다 8.47%p 악화됐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지난해 3분기 4%에서 올해 3분기 17.24%로 급격히 올랐다. 부동산 업종에 실행한 대출도 전체 연체율을 올리는데 역할을 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6.15%에서 올해 3분기 12.63%로 올랐으며 같은기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체율도 3.96%에서 24.37%로 급증했다. 특히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연체총액은 자난해 3분기 246억원에서 올해 3분기 145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회수 의문과 추정손실 여신도 발생해 연체율을 높였다.
 
실적 악화에 수신도 줄어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손실은 232억원으로 지난 1분기 175억원, 2분기 75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1분기 손실 규모는 88억원에서 2분기 3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으나 3분기 말 201억원으로 1분기보다도 큰 적자를 기록했다.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의 실적이 대폭 악화된 것은 금리 인상과 대손충당금 적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대손충당금은 217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981억원보다 증가했으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554억원에서 1188억원으로 증가한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반면 수신 규모는 양행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물론 2분기보다도 총수신이 줄어들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총수신은 지난 2분기 2조8905억원에서 올해 3분기 2조7861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총수신도 같은 기간 1조3684억원에서 1조3454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저원가성 수신인 요구불예금도 몸집이 대폭 줄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3분기 1344억원에서 올해 3분기 696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의 883억원보다도 187억원 감소해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도 지난해 3분기 401억원에서 127억원으로 규모가 작아졌다. 비교적 낮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저원가성 수신이 줄어든 데다 총여신도 감소해 이자수익도 감소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지난 2분기 대비 63억원 감소한 634억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37억원 감소한 321억원의 이자수익을 벌어들였다.
 
실적과 건전성이 모두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상상인그룹은 지난달 27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대주주 저격성 유지조건 충족명령, 주식처분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해 판결이 나올 때까지 명령에 대한 효력 중단을 요청했다. 당기 손실 규모 증가와 건전성 악화는 매각가와 경영 능력 판단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어 소송과는 별개로 저축은행 매각을 생각하고 있는 상상인그룹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상상인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과 대손충당금 증가 등이 원인이 돼 당기순손실 규모가 1, 2분기 대비 커졌다"라면서 "다만 실적 악화 등이 행정 소송 진행과는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악화는 업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차차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매각을 검토 중인 상황으로 구체적 매각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