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사업점검)②우리은행, 동남아 성장…브라질·유럽은 생존기로
동남아3국 리테일 영업 기반 성장 지속
적자 지속 법인, 전체 해외 실적 성장 저해
공개 2023-11-29 06:00:00
 
은행권이 글로벌 사업 순익 지분 비중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성을 예견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인 깃발 꽂기를 전개하고 있는 은행권이 영업권을 확장하고 기업대출 등 주력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IB토마토>가 4대 시중은행의 주력 해외 법인과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이 동남아 3국을 집중 타깃으로 삼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선택받은 동남아 3국과는 달리 유럽법인과 브라질 법인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미선택국가로 분류돼 비교적 힘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잠시 흑자전환하며 기대를 모았던 유럽 법인도 2분기 다시 적자전환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현지화 중심 전략 적중
 
우리은행이 해외 진출 국가에 대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용해 해외법인 실적 확대를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24개의 국가에 진출해있으며 그중 해외법인은 11개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외에도 미주지역과 중국, 브라질 등에 진출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11개의 해외 법인 중 우리은행은 동남아 국가를 주요 전략 지역으로 선택해 집중적인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해외사업 효자 지역인 동남아 3국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으로, 현지 리테일과 기업금융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 3국 모두 인수합병(M&A)을 통한 빠른 현지화가 주요 성공 원인으로 꼽힌다. 법적 규제나 금융환경이 국내와 상이한 해외 시장에서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을 바탕으로 단계별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우리소다라은행은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시기와 규모 등이 맞아떨어졌던 인수 사례로 꼽힐 만큼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2015년 정식으로 공식 출범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 공무원 및 군경 연금공단의 연금 지급은행으로, 수급권자 대상의 연금대출 및 공무원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케이팝적금을 비롯해 11개의 예적금 상품과 10개의 대출상품 방카슈랑스 등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도 기업과 개인 금융 비중을 50:50으로 구성해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는 데다 지난 2015년부터 제공하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개선해 우리소다라원뱅킹을 도입해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상업은행 본인가를 획득한 이후 리테일 여수신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외환, 카드 등 은행업 전반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고객을 위한 페이지를 홈페이지에서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업대출 예적금 상품 6개와 중소기업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 우리은행도 최근 베트남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우리 QR페이 서비스를 도입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했다. 외국인 직접투자 기업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PB특화창구를 개설하는 등 기업 금융에도 힘쓰고 있다.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낸 동남아 3국의 당기순이익은 △우리소다라은행 141억1200만원 △캄보디아우리은행 234억3300만원 △베트남우리은행 430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적자 지속 법인, 품고 갈까
 
우리은행 해외법인 중 3분기 적자를 면치 못한 법인은 브라질우리은행과 유럽우리은행이다. 브라질우리은행은 우리은행 해외사업의 아픈 손가락이다. 동남아 3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 해외 실적 비중을 높이려는 포부에 걸림돌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브라질우리은행은 현지 교민과 한국계 지상사를 대상으로 대추로가 외환 영업, 리테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우리은행도 브라질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한국계 지상사와 현지기업을 주요 영업 대상으로 한다. 프랑크푸르트와 헝가리에 각각 한 개의 지점과 사무소를 두고 영업하고 있다.
 
 
  
두 법인 모두 현지 리테일보다는 한국계 지상사를 대상으로 영업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동남아 3국과는 현지 리테일 비중이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현재 브라질은 연체율이 높아 현지 은행 대비 자본력이 부족한 외국계 은행들은 여신증대에 한계가 있다. 브라질우리은행은 수탁업체(커스터디) 및 유가증권 투자, 역외금융 등 다양한 수익원을 마련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1분기 기준 브라질우리은행은 자산의 40%를 유가증권으로 운용하고 있었는데, 3분기 기준 45%로 늘렸음에도 적자를 벗어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브라질법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 7억600만원이었던 당기손실 규모는 올해 3분기 31억77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조달금리의 상승으로 적자 폭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나, 브라질에 진출해있는 하나은행의 해외법인의 경우 올해 3분기에도 27억91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해 브라질우리은행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유럽법인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3분기 7억1700만원 당기손실을 기록했으나, 규모가 커져 30억2700만원으로 증가했다. 두 법인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동기 대비 대폭 증가한 것은 금리상승으로 인해 조달비용의 증가 때문인데, 금리 상승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데다가 동남아에서의 안착 노하우를 적용하기에도 힘들어 흑자전환 시기는 불투명하다.   
 
브라질 법인은 서비스 범위도 좁힌다. 브라질우리은행은 경우 지난 2021년부터 픽스(PIX)를 통한 계좌 송금과 수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지난 8월16일부터 PIX및 오픈파이낸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무리한 서비스 확대보다 현재 고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을 통해 올해 내 TED를 통한 송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하고 있다. 브라질 법인의 경우 동남아 3국과 이용 가능한 상품의 수 부터 차이가 난다. 현지 고객 대상 리테일 상품은 입출금통장과 정기예금 두 종류, 대출의 경우에도 일반자금대출과 시설자금 대출을 포함해 5개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유럽법인은 배터리 등 한국계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경우 폴란드, 헝가리지사와의 연계를 통해 지상사와 현지 기업영업을 확대하고, 자금 조달 채널을 다양화해 조달 비용을 축소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3국과 유럽, 브라질 등 해외법인의 금융환경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노하우를 직접적으로 녹일 수는 없지만 유럽과 브라질의 고객군, 영업형태에 맞춰 수익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으로 리스크와 수익을 관리할 계획이다"라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법인의 철수에 대한 부분은 전혀 검토하고 있는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