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삼성SDI(006400)가 올해 4조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지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스텔란티스, GM 등 완성차업체들과 합작투자를 통한 북미 진출이 예정된 만큼 향후 2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기업평가)
13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SDI의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2025~2026년 예정된 북미공장의 상업가동 이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CAPEX는 지난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0년 1조7170억원이던 CAPEX는 2021년 2조2446억원, 지난해 2조792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1조4869억원을 지불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스텔란티스·GM과 합작법인 관련 총 투자비가 8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비 중 50% 이상을 현지법인에서 차입 조달할 전망이다.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에 기반해 합작법인에 대한 유상증자 대금은 상당부분을 자체 재원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작법인이 삼성SDI의 연결 대상으로 편입되면서 연결 기준 재무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삼성SDI의 부채비율은 78.3%, 차입금의존도는 18.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20~30% 이하일 경우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
전기차 업황 둔화도 악재다. 지난해까지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와 친환경 차량 지원 정책으로 전기차와 이차전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보조금 축소에 따른 실질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전방수요 약화로 전방 수요 감소로 전자재료와 소형 전지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영업이익(EBIT)마진이 7.4%로 하락했다. 이 가운데 최근 테슬라, GM, 포드 등 북미 완성차업체에서 전기차 투자 축소·생산량 조절에 나서는 등 전방 수요 약화되면서 내년부터 이차전지에도 이 같은 업황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SDI는 프리미엄급 전기차 시장의 견조한 수요 속에 P5 등 고부가 제품 판매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 2022년 EBIT마진은 9.0%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SDI의 부문별 매출 비중은 지난해 에너지솔루션 87.3%, 전자재료 12.7%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에너지솔루션 비중이 89.9%로 확대됐다. 에너지솔루션의 거래처는 폭스바겐·BMW·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다.
영업현금창출력이 다소 정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기준으로 에너지 솔루션 부문 매출은 지난해 7조39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조0680억원으로 증가한 만큼 현재 영업현금창출력으로 충분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마진은 14~15%,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1배 내외를 기록하는 등 주요 재무지표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4~2025년의 경우 북미공장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차입부담이 확대, 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상승하겠지만, 2.5배 내외에서 제어될 전망이다.
임채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BMW, 아우디(Audi) 등 유럽 완성차업체향 매출 비중이 높은 점은 긍정적 요인이나 2025년부터 단계적 가동을 목표로 투자 중인 북미 공장의 건설 일정이 지연될 위험도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전방 수요 약화와 판가 하락 등 부정적 업황 속에서 단기 실적 저하폭을 제어하는지와 북미 공장 건설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