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세금 안내는 배당으로 주주 이익 확대넥스틸 홀딩스, 465억원 투자로 860억원 회수 추산···내년에도 출구 전략 지속 전망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넥스틸(092790)이 오는 12월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준비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넥스틸은 주주이익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넥스틸의 재무적투자자(FI)인 넥스틸홀딩스는 비과세 배당 수혜와 함께 향후 2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틸 포항본사 전경(사진=넥스틸)
자본준비금 감액 배당으로 주주 이익 '확대'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스틸은 오는 12월6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며 자본준비금 감액분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제로 올렸다. 이를 통해 중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틸은 자본준비금 감액으로 늘어나는 배당가능이익이 572억원이 될 것이라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넥스틸이 올해 북미 유정용 강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어 지난해보다 배당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넥스틸은 13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통상 기업들은 자본잠식일 경우 자본준비금을 줄여 자본금으로 환입해 자본잠식을 해결한다. 그러나 넥스틸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금 마련을 위해 자본준비금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현재 넥스틸의 재무상태는 양호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말 40억원이던 자본금을 55억원으로 늘렸고, 재무적투자자(FI)인 넥스틸홀딩스가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확보한 주식발행초과금 350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2020년부터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익잉여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넥스틸의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은 2921억원으로 지난해 말 2393억원에서 528억원 늘었다. 아울러 철강업계에서는 넥스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73.7%에 달하는 등 실적 호조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 이익잉여금도 상당히 쌓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넥스틸이 자본준비금을 줄여 배당에 나서는 이유로는 주주 환원 정책 확대에 있다.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을 실시할 경우 법인 및 개인주주들은 별도의 세금 납부없이 온전히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법인세법과 소득세법에 따르면 통상 자본준비금을 감액한 금액으로 배당할 경우 법인주주는 배당금을 이익금에 산입하지 않고 개인주주는 배당금을 배당소득에 포함하지 않는다. 따라서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 세율인 15.4%를 적용받지 않는다. 세금을 안 떼는 배당을 통해 주주이익을 늘리겠다는 것이 넥스틸의 의도로 파악된다.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완료···배당으로 추가 수익 올려
넥스틸이 주주 이익을 확대하면서 지난 2021년 넥스틸에 투자했던 넥스틸홀딩스도 당초 투자금을 이미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업계에서는 넥스트홀딩스가 향후 넥스틸 투자로 당초 투자 금액의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넥스틸홀딩스는 지난 2021년 6월 465억원을 넥스틸에 투자했다. 투자 내역은 전환사채(CB) 279억원, 상환전환우선주 186억원(29만7600주)이다. 넥스틸은 먼저 지난해 6월 전환사채를 조기에 상환했다. 이어 넥스틸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상환전환우선주 전부를 보통주로 전환해 29만7600주를 획득했다. 지분율은 26.18%다. 넥스틸홀딩스는 전환한 넥스틸 보통주 5천주를 하나증권에 매각해 9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넥스틸 지분을 주당 6만2500원에 매입했지만, 19만원에 매각해 3배 이상 비싸게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올해 1월 넥스틸이 상장에 앞서 10대1 비율로 액면분할과 2대1 비율로 무상증자를 실시해 넥스틸홀딩스가 보유한 넥스틸 지분은 총 585만2천주로 늘었다. 지난 8월 넥스틸 상장 직전 넥스틸홀딩스는 구주 매출로 335만주를 내놓았다. 넥스틸의 확정공모가액은 11500원으로 넥스트홀딩스의 넥스틸 지분 매입 단가가 주당 3125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구주매출로 인해 385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넥스틸홀딩스가 넥스틸 지분을 구주매출로 매각하면서 넥스틸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26.18%(585만2천주)에서 9.62%(250만2천주)로 낮아졌다.
여기에 넥스틸홀딩스는 넥스틸 상장일인 8월21일부터 8월25일 사이에 91만주를 장내 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통해 105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4일 넥스틸홀딩스는 추가로 34만1천주를 매도해 넥스틸 투자금 회수를 이어가고 있다. 넥스틸홀딩스의 추가 지분 매각으로 넥스틸 지분율은 기존 6.12%(159만2천주)에서 4.81%(125만1천주)로 낮아졌다. 지분 매각을 통해 넥스틸홀딩스는 4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까지 넥스틸홀딩스가 넥스틸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86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얻은 수익 820억원에 2021년과 2022년 배당 추정 수익인 40억원을 더한 값이다.
넥스틸홀딩스는 투자를 목적으로 한 특수목적법인(SPC)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출구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내년 넥스틸이 세금 부과가 제외된 배당을 실시할 예정인데다 미국 강관 시장이 올해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 실행이 내년에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토마토>는 넥스틸 측에 주주배당 확대 방침 등을 질문했으나 담당자 부재 등을 이유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