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M&A 골라보기)①청신호 켜진 셀트리온 합병…관건은 '주주 심리'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으로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
주식매수청구권 리스크 우려 존재하지만…투자자 심리 움직여 주가 반등세
셀트리온헬스케어 외에도 수주 계약 이어져
공개 2023-10-17 06:00:00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윤 창출, 재무 상태 개선 등을 목표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최근 다양한 M&A 방법을 통해 성장동력을 키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최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M&A 이슈가 대두되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유형별 M&A 과정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합병이 탄탄대로 진행되면서 우호적 M&A 정석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내부 거래 이슈 등의 문제가 이번 합병 완료 시 해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셀트리온은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하회하면서 합병 진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셀트리온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원활한 진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M&A는 다른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을 사들이거나 합병하는 것을 뜻한다. M&A는 크게 우호적M&A와 적대적M&A 두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호적M&A는 인수 회사와 피인수 회사의 합의 하에 이뤄지고, 적대적M&A는 피인수 회사의 의사와 관계없이 인수회사가 단독적으로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현재 우호적 M&A가 진행되고 있는 셀트리온이 그 예다.
 
합병으로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
 
지난 8월17일 셀트리온은 회사합병결정에 대한 공시를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사로 진행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에 따른 기대효과로 비용 절감, 원가경쟁력 확보에 따른 매출 증가, 파이프라인 확대와 신약 출시에 따른 매출 및 이익 확대로 주주 환원 재원 증가 등을 공시했다.
 
앞서 셀트리온이 처음으로 합병 청사진을 제시한 건 2020년 9월이다. 당시에도 셀트리온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했지만 회계 이슈 등으로 지연됐던 바 있다. 올해 초 서정진 명예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합병에 속도를 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합병이 갖는 유의미한 효과로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꼽는다. 현재 셀트리온이 의약품을 연구 및 생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이를 구매해 국내 및 해외에 독점 판매하는 구조다. 복잡한 판매 과정을 축소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셀트리온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바이오의약품 판매 및 용역 매출은 9152억원이다. 합병 완료 시, 이 같은 매출은 반영되지 않겠지만 판매 구조상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이 셀트리온으로 통합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294억원이다. 셀트리온의 매출인 1조1215억원과 큰 격차가 없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가 가능해진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이슈가 뒤따라 왔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원재료, 반제품 등을 판매할 때 마진이 붙으면서 매출을 내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시중에 판매하면서 또다시 마진이 붙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번 합병으로 이런 논란이 일단락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셀트리온 주식 0.4492620주를 배정 받는다.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만6874원이다. 오는 23일 셀트리온은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진행할 계획으로 예상했던 절차에 따라 합병을 진행한다.
 
셀트리온은 오는 23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진행 후 다음달 13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 이후 12월28일 합병이 완료되고, 내년 1월12일 합병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우호적 M&A에도 리스크 존재…주가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높아
 
이처럼 우호적 M&A는 양사 간의 합의 후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주식매수청권 등 리스크도 존재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오는 20일부터 합병 반대의사 통지 접수를 받는다. 여기서 반대의사를 밝힌 주주들을 대상으로 2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진행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의 합병 등이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경우 그 결의에 반대했던 주주가 자신의 소유주식을 회사로 하여금 매수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식매수청구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설정 금액보다 낮을 경우 청구권을 행사하려는 주주가 늘어나 합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매수청구권 설정 금액은 각각 15만813원, 6만7251원이다. 13일 기준 종가는 각각 14만3900원, 6만4300원으로, 주식매수청구권 금액을 하회하고 있다. 합병 반대의사 통지 접수 기간동안 이들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차익을 노린 주주들이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셀트리온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예상 규모를 1조원으로 설정했다.
 
이처럼 리스크가 내재된 상황에서도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이다.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셀트리온의 합병 찬성 권고를 제시하면서 원활한 합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합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향력이 높은 ISS와 글래스루이스의 평가를 해외투자자들이 참고할 것으로 예견되고, 이에 따른 투자심리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합병시 목표로 설정한 매출을 향해 드라이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램시마, 램시마SC, 유플라이마, 트룩시마, 허쥬마, 베그젤마 등 약 4236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테바의 편두통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공급물량이 연내 추가되면서 하반기 매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IB토마토>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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