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깨끗한나라, FCF 플러스에도 빚 부담 완화 역부족
시장 경쟁 심화·원가 상승 부담…2년간 FCF 595억원 유출
올해 상반기 FCF 163억원 유입됐지만…순차입금 감소 폭 12억원
2025년까지 700억원 설비투자…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터치
공개 2023-08-17 14:20:45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깨끗한나라(004540)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유입으로 전환됐지만, 차입부담을 축소하기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업환경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커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시설투자에 나서 자본적지출(CAPEX) 부담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이 185.9%, 차입금의존도는 48.7%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12.0%포인트, 1.9%포인트 상승했다. 2021~2022년 잉여현금흐름 유출이 심화돼 차입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깨끗한나라는 산업용 포장재 등에 활용되는 백판지를 생산 및 판매하는 PS부문과 화장지·티슈·기저귀·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생산하는 HL부문으로 이원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백판지 및 위생용지 제품이 49.1%, 위생용품 제품이 31.6%를 차지하고 있다.
 
백판지는 한솔제지(213500)에 이어 국내시장 2위의 시장지위를 구축하고 있고 그 외 위생용지, HL 부문은 중위권에 자리하며 사업안정성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들어 경쟁사 설비 증설에 따라 내수시장 경쟁이 심화돼 산업용지 및 특수용지 판매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국내외 판매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PS부문 매출은 2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펄프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물류대란, 원재료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최근 하락 추세다. 여기에 고환율 환경까지 겹치며 원가부담이 늘어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잉여현금흐름 유출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잉여현금흐름은 2021년 유지보수 및 효율개선 투자로 운전자본과 CAPEX 부담이 확대되면서 유출로 전환됐는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0.6%까지 하락하면서 2년 만에 총 595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현금흐름 유출이 확대되면서 순차입금은 2020년 2104억원에서 지난해 말 2759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는 단기금융상품(MMT 등) 변동에 대한 분류 기준을 기존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변경, 상반기 단기금융상품 감소분(139억원)이 잉여현금흐름에 반영되면서 163억원 유입으로 전환됐음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 감소 폭은 지난해 말 대비 1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각 전 이익(EBITDA)마진은 2021년 7.8%에서 올해 상반기 3.1%에 머물면서 커버리지 지표인 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17.0배로 나타났다. 한기평이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를 이미 충족한 상황이다. 한기평은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이 7배보다 높을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한기평은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부여하고 있다.
 
하반기 이후에는 펄프가격 하락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완화되고,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S부문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주요 업체들의 판매가격 인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깨끗한나라는 지난 8일 에너지 재활용시설 및 발전설비 시설에 7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는 2025년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단기적 CAPEX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
 
임채욱 한기평 연구원은 "중단기 CAPEX가 확대되면서도 개선된 영업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자금소요를 일정 수준 충당, 재무구조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2024년 이후 영업현금창출력이 확대되며 중기적으로 부채비율 170~180%,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6~7배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