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서 수탁수수료 성장세…WM자산 137조원 기록조직 개편과 프리미엄 서비스 온오프 투트랙 전략 적중판관비 증가와 온라인 고객 증가율은 숙제
작년 한 해 고금리와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한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던 증권업계가 반도체와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증시 활황으로 다시금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실적 회복의 중심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리테일이다. 하지만 회복이 빠른 만큼 리테일 시장에서 증권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각 증권사별 리테일 전략을 살펴보고 증권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KB증권의 자산관리(WM) 역량 강화 전략이 상반기 실적에서 빛을 발했다. 2분기 리테일 고객 총자산이 증시가 활황이던 지난 2021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 점포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MTS)의 부진과 프리미엄 점포 운영에 따른 판매관리비(판관비) 증가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뽑힌다.
2분기 실적서 빛난 KB증권 WM 저력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영업이익 4583억원, 순이익 252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3.77%, 35.55% 증가했다. 다만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 1920억원, 순이익 109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26.7%, 2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반기에는 수탁수수료 부문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증가세 덕분으로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229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이어진 기업금융 거래감소로 상반기 IB수수료는 170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의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리테일 고객 총자산 추이다. KB증권의 2분기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137조원으로 위탁자산에서 90조원, 자산관리(WM)자산에선 47조원을 기록해 지난 2021년 133조원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에선 특히 '채권 열풍'의 반사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에 따르면 KB증권 WM 금융상품 자산 중 채권은 28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59.9%를 차지했다. 전년말 23조7000억원 대비 19.8% 증가했다. 운용 측면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져 지난해 1132억원의 손실을 냈던 상품 운용 영역에서는 효율적인 상품 운용에 나선 덕분에 2612억의 이익을 냈다.
조직개편에 이은 프리미엄 서비스 온·오프 투트랙 전략
(사진=KB증권)
KB증권의 리테일 전략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KB증권은 올해 초 WM 사업부문의 조직개편을 실행했다. 업무 역량을 강화와 지점 통폐합을 통한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와 온라인 채널 구축을 통한 판매망 확대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기존 총괄본부 조직을 투자전략을 구축을 주 업무로 축소 개편하고 산하 본부급 조직을 대표이사 직할 조직으로 편제했다. 디지털과 플랫폼, IT조직 역할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해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섰다. 이어 WM솔루션총괄본부를 WM투자솔루션본부로 개편해 신설 본부 조직 산하에는 WM투자전략부와 WM테크솔루션부를 둬 각각 투자전략 포트폴리오과 테크 기반 자산관리 솔루션을 집중하게 했다.
올 상반기 KB증권의 오프라인 전략은 지점 통폐합과 강화로 나타났다. 기존 지점을 통폐합하는 동시에 통합 점포 내 프리미엄 서비스 강화를 내세웠다. 7월 KB증권은 △선릉역라운지△신사라운지△청담역라운지△신설동지점△종로지점△수유지점 등 총 6개 지점에 대한 통폐합을 진행했다. 지점 통폐합을 통해 KB증권은 지점 제공 서비스를 강화하고 개인별 프라이빗뱅커(PB) 상담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에선 기존 오프라인 지점에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컨설팅인 프라임클럽을 자사 MTS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는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돼 월 1만원의 구독료를 지불 시 MTS를 통해 전담 PB와 개인 자산상담 신청과 고급 투자정보를 제공한다.
실적 개선에도 풀어야 할 숙제
올해 2분기까지의 실적을 볼 때 KB증권이 추진한 리테일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리테일에서 KB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비스 확대에 따른 판관비 증가와 지지부진한 온라인 고객 증가율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사진=KB금융그룹)
KB증권의 판관비는 지난 2019년 6933억원이던 것이 2020년 7769억원, 2021년엔 8215억원까지 늘어났다. 2022년 769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증시 호황 시기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실적에 비하면 내림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주요 금융플랫폼 MAU(30일 동안 앱을 사용하는 순 유저 수) 현황에서 KB스타뱅킹과 KB Pay와 같은 은행과 모바일 결제 고객은 2021년 6월 이래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권 앱인 마블(M-able)은 지난 2022년 6월 최고치인 215만8000명을 기록한 이후 2023년 6월 178만3000명으로 1년 사이 1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KB증권 같은 경우 업계 선두권으로 이미 시장의 많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어 지금 상황보다 눈에 띄는 고객 확보는 어려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