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비씨카드가 지난 1분기 카드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외형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채권을 늘려 총자산 규모를 키웠지만, 이용 실적 변동성에 따라 정작 본영업 분야에서 부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올해 1분기 총자산이 4조8409억원으로 지난해 말 5조5195억원 대비 12.3%(678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자산은 2조8725억원에서 2조2173억원으로 22.8%(6552억원) 줄어들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지난해 영업자산이 그 전년도에 비해 크게 증가했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비씨카드는 작년 영업자산이 2021년(1조4357억원) 대비 두 배 증가했는데, 특히 대출자산을 늘리면서 외형을 키웠다.
비씨카드의 대출채권은 2021년 3156억원에서 지난해 971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자체사업 확대 차원에서 관련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PF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가계신용대출, 팩토링대출 등의 구성이다.
지난 1분기에는 대출채권이 9587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같은 규모를 유지했지만 카드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카드자산은 1조8832억원에서 1조2413억원으로 34.1%(6419억원) 하락했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매입 대금의 경우 1조6559억원에서 986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자산 감소는 결제서비스 자산 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면서 "비씨카드 구축망을 이용하는 신용카드사들이나 겸영 은행에서의 결제서비스 즉 신용카드 이용 실적에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에 이용 실적이 감소했다기보다는 이전 대비로는 둔화됐다. 비씨카드뿐만 아니라 모든 카드사 이용 실적이 거시적 업황 반영으로 부진했다"라면서 "이용 실적은 플로우(Flow) 개념이고 카드자산은 스톱(Stop) 개념이다 보니까 카드자산 잔액에 반영되는 부문이 출렁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비씨카드는 전업 카드사와 달리 신용카드 프로세싱(Processing) 업체로서 다수 회원사에 기반한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프로세싱 업무는 회원사를 위한 카드발급, 거래승인, 매출전표 처리 및 대금 청구, 브랜드 관리, 신상품 서비스 개발, 가맹점 관리 서비스 제공 등을 뜻한다. 신용카드 사업 부문이 규모의 경제에 달하지 못한 겸영 은행이나 일부 카드사가 해당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회원사에 대한 신용카드 매입대금 채권이 영업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지난해에는 코로나 이후 영업 정상화와 내수 소비의 개선으로 매입실적이 확대되면서 카드자산도 증가했던 상황이다. 올해 1분기는 이용 실적이 역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용 실적 둔화에 대한 비씨카드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회원사인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시스템 구축에 따른 영향이 향후 추가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서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카드와 관련된 사안이 이번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진 우리카드 구축망이 100% 정착되지 않은 모습이다"라면서 "이 부분의 영향은 향후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