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커머셜이 고질적인 자본적정성 문제를 최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배율을 낮추고 있다. 다만 수치 자체가 여전히 높아 열위한 상태고,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관리 부담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치솟았던 레버리지배율 하락 추세…자산 성장세 둔화
22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지난 1분기 기준 레버리지배율이 8.6배로 나타난다. 2021년 9.8배까지 치솟았던 해당 배율은 지난해 9.3배로 줄었다가 올해 다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3.4%에서 14.3%로 0.9%p 상승했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신종자본증권과 상환전환우선주 등이 있는 경우 인정비율 감안)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조정자기자본비율과 함께 자본의 적정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꼽힌다.
현대커머셜의 총자산은 11조478억원이다. 2021년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1조1704억원으로 11.7%(1조1693억원) 증가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1%(1226억원) 역성장하면서 조정됐다. 자기자본 규모는 같은 기간 1조3020억원에서 1조5364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커머셜은 영업자산(6조9742억원)에서 부동산PF(1조4173억원) 중심의 기업대출채권을 줄이는 반면 현금과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늘리고 있다. 2021년 5조7530억원까지 커졌던 대출채권은 지난해 5조3528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1분기 5조70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2277억원에서 4649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은 5403억원에서 9981억원으로 늘었다. 단기금융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나 머니마켓랩(MMW) 등으로 구성, 유가증권으로 분류되는 현금성자산이다. 조달시장 경색에 따라 유동성 관리를 보수적으로 하면서 현금성자산 전반이 증가했다.
총자산 조정과 함께 자기자본 측면에서 지난 2월 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차환)도 레버리지배율 상승을 방어했다. 해당 증권은 조기상환 콜옵션 5년에 이자율 6.1%로 확인된다.
여전히 높은 레버리지 수치…신종자본증권 비중 '부담'
다만 레버리지배율 자체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 그룹의 레버리지배율은 지난해 기준 7.8배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과 상환전환우선주 등의 자본인정 비율을 고려하지 않은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 수치(단순 총자산/자기자본)는 지난해 7.6배, 올해 1분기 7.2배로 높은 편이다.
레버리지 규제는 2024년 말까지 9배로, 2025년 이후부터는 8배로 수치가 내려가며 강화된다.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하게 되면 각각 8배와 7배가 적용된다. 현대커머셜은 레버리지 부담이 있는 만큼 지난해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상태다.
(사진=현대커머셜)
자기자본에서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종자본증권(장부가액) 총액은 32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20.8%를 차지한다. 신종자본증권은 분배금 지급 의무가 있고, 조기상환 행사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자본의 질적 측면에서 온전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현대커머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NICE신용평가의 자본인정 비율은 60%로 나타난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본구조에서 보완자본 규모가 과중한 수준이다"라면서 "조기상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존재하며, 종합적으로 고려한 실질 자본적정성은 지표 수준 대비 열위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평가했다.
현대커머셜은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외에 내년 6월 1200억원(제359회차) 조기상환 시점이 도래한다. 지난 1분기 인식한 신종자본증권의 분배금은 43억원이며,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149억원으로 확인된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수석연구원은 "올해 자산 성장의 둔화로 자본적정성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라면서도 "높은 신종자본증권 비중과 조기상환 기간 도래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진단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레버리지배율은 작년 말 대비 개선됐는데, 지난 분기에는 현대카드 주식을 처분하면서 염가매수차익이 생겨 자기자본이 늘었다"라며 "현재 규제 수준을 지키고 있으며 7배 아래로 맞추려고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