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 등을 따르지 않고 철저히 실적 등을 고려,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 능력이 뛰어나다면 다른 것과 상관없이 회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특히 허태수 현 회장은 '신사업 발굴 능력'을 강조하고 있어 오너가 4세들이 너도나도 신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유력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3인의 신사업 성적표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허윤홍
GS건설(006360) 사장은 차기
GS(078930)그룹 회장 후보 중 한 명이다. 특히 허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신사업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그룹 차기 회장에 한 발짝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내년부터는 신규 사업도 추가돼 향후 실적 상승세가 기대된다.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 (사진=GS건설)
16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의 신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9.3% 상승한 32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전체 매출(3조513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 수준이다.
호실적을 내고 있는 GS건설의 신사업부문은 허윤홍 사장이 직접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18년째 근무해 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전무를 맡았고 2019년 12월에는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에는 미래혁신대표 직책을 맡아 신사업부문과 별도로 운영하던 연구개발조직까지 총괄 담당하고 있다.
신사업부문 매출 1조원대까지 성장 '달성'
이러한 가운데 신사업부문은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93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0년 6111억원, 2021년 7773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1조25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100억원대로 감소하기도 했지만, 올해 1분기 505억원을 기록하며 재차 안정세를 찾은 모습이다. 매출총이익률도 올해 1분기 기준 23.5%를 기록해 전년 동기(16%) 대비 대폭 상승했다.
GS건설의 신사업부문을 보면 프리패브(Pre-Fab) 사업과 수처리 사업이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모듈러 사업을 영위하는 'Prefab 사업그룹'은 지난해 신사업부문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인 56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당 사업그룹에는 지난 2020년 인수한 폴란드의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인 '단우드(Danwood)', 영국 스틸 모듈러 전문회사인 '엘리먼츠 유럽(Elements Europe Ltd.)'과 함께 2020년 설립한 PC(Precast Concrete) 전문 자회사 'GPC'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가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B2C(Business To Consumer)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수처리 사업은 자회사 GS이니마가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들을 수주하며 이끌고 있다. 최근 오만에서 총 예상 매출이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해수 담수화 사업을 수주해 현재 추진 중이다. GS이니마의 수주잔고도 탄탄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사업부문의 총 수주잔고는 11조3530억원인데, 이 중 GS이니마의 물량이 약 10조4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시장의 성장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S이니마의 사업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는 세계 물 산업이 지난 2016년 6824억달러에서 2021년 80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왔으며, 오는 2024년에는 9221억달러까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부터 '블루 오션'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도 본격 진출
허 사장은 이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GS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관련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사용하고 난 이차전지 배터리를 수거해 재사용하는 사업, 재사용이 어려운 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주요 금속 소재를 추출해 회수하는 재활용사업을 추진한다.
포항에 짓고 있는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공장(2024년 준공 예정)이 갖춰지면 폐배터리 블랙파우더를 한 해에만 1만톤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블랙파우더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추출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혼합물이다.
내년 공장이 지어지고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프리패브, 수처리 사업 등과 함께 신사업부문의 또 다른 '핵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시장은 오는 2025년부터 2040년까지 한 해 평균 성장률이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블루 오션'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GS건설의 신사업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연구원은 " GS이니마는 오만 담수플랜트 잔여 수주 인식분 1조원 및 UAE 해수 담수화, 브라질 추가 수주 등 총 2조5000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모듈러 사업에서는 6400억원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어 신사업부문의 연내 수주 성과가 기다려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4년에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에너지머티리얼즈의 1분기 공장 준공에 따라 본격적으로 매출이 반영될 전망"이라며 "이는 GS건설이 그동안 연간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신사업 관련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GS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표적인 친환경사업인 수처리사업과 모듈러사업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역시 신사업의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GS건설은 ESG 선도기업으로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