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로 막혔던 길이 풀리면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돼서다. 국내 시장은 저성장과 고령화, 다른 업계의 진출 등으로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 수익 기반의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꼽히면서 해외사업도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부각된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보험사의 해외사업 현황과 전략적 특징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화재(000810)가 보험업계서 해외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글로벌 보험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보험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차원이다. 수입보험료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수익 기반을 넓히는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 위주로 해외사업 구성…자산운용 효율성 개선
9일 회사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주요 해외 종속기업으로 △유럽법인 △베트남법인 △싱가포르법인 △인도네시아법인 등을 두고 있다. 중국법인은 지난해 4분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완료로 지배력을 상실하면서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해외법인 네 곳의 올해 1분기 보험료수익은 642억원(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기준)으로 확인된다. 전년 동기는 802억원(기존의 IFRS4 기준)이었는데 중국법인(234억원)을 제외하고 비교하면 13.0%(74억원) 증가했다.
유럽법인(98억원)과 베트남법인(73억원)이 다소 부진한 반면 싱가포르법인(348억원)과 인도네시아법인(125억원)이 크게 성장하면서 수입보험료가 증가했다. 분기 순이익으로는 10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보험료수익과 순이익은 각각 2929억원, 657억원 수준이다.
해외법인 총자산은 5762억원으로 △유럽법인 1191억원 △베트남법인 1099억원 △싱가포르법인 2549억원 △인도네시아법인 868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중국법인이 제외되면서 자산 규모가 2021년 1조6120억원에서 지난해 7537억원으로 한 차례 크게 줄었다.
올해 1분기는 IFRS17 기준으로 총자산 규모가 작년 IFRS4 기준보다 감소했지만 운용자산은 4134억원으로 오히려 6.5%(254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률은 51.5%에서 71.6%로 상승했다. 운용자산의 합계 수익률은 2.96%로 지난해보다 1.73%p 올랐다.
보험서비스 종목의 구성은 IFRS17 보험수익(628억원) 기준 △화재 38.4% △해상 18.9% △자동차 0.5% △특종 35.8% △기타 6.4% 등으로 집계된다.
(사진=삼성화재)
총 8개국에서 사업 추진…현지 법인 설립에 M&A 전략까지
삼성화재는 손해보험 업계서 해외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곳이다. 앞선 주요 종속기업 외 미국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에도 진출했다. 해외사업 관련 법인·지점·사무소 합계는 11개로 확인된다.
특히 주목되는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와 같은 개발도상국이 꼽힌다. 손해보험 분야는 산업의 발달과 개인 소득 증가가 시장 규모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글로벌 보험사들이 개발도상국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이유다.
삼성화재는 현지에 법인을 직접 설립해 자체 성장하는 전략과 기존 보험사를 인수·합병(M&A)해서 운영하는 전략을 모두 구사 중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영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갖췄고 통합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M&A 추진을 위한 위원회와 해외투자 프로세스도 마련했다.
M&A 전략의 사례로 주요하게 언급되는 곳은 영국 로이즈 손보사 ‘캐노피우스’다. 지난 2019년 5월 해당 보험사의 주주인 포튜나 지분을 인수한 뒤 2020년 9월 추가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글로벌 손해보험 시장에서 최근 자연재해나 전염병 등 각종 리스크로 시장 가격이 상승세를 형성하면서 성장에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중국법인은 현지 IT 기업인 ‘텐센트’와 협력하면서 지난해 11월 합작법인 형태(삼성화재 지분율 37.0%, 텐센트 32.0%)로 전환된 상태다. 텐센트의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채널, IT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보험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영진도 현지 보험 전문가로 선임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면서 매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라면서 "손익의 변동성을 축소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