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전자책 구독 플랫폼 기업인 밀리의서재가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지 7개월 만으로, 최근 달라진 시장 분위기와 실적 개선 등을 통해 이번에는 무리 없이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한국거래소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전날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9월 심사 승인을 받아 연내 상장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811만1910주이며,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50만주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다.
밀리의서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11월 공모가 결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플랫폼 기업 중 최초의 상장 추진 사례로 주목받았으나, 전체 공모 주식 수의 75%에 해당하는 150만주에 대한 매입 주문의 실수요조차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밀리의서재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2만1500~2만5000원이었으며,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163억원 수준이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예측 결과에 밀리의서재는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최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등으로 위축된 IPO 시장 상황이 플랫폼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밀리의서재는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1000대의 1 넘는 경쟁률 보이며 중·소형주 '흥행'
그러나 최근 중·소형주가 잇따라 IPO 흥행에 성공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자 다시 상장에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고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기업
진영(285800)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희망 가격 범위(3600~4200원) 최상단보다 약 20% 높은 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선 145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3조8600억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모였다.
화장품기업 마녀공장 역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800.47대 1을 기록하며 공모희망 가격 범위(1만2000~1만4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선 1265.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약 5조613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모았다.
지난해 '흑자 전환' 성공에 자신감 생긴 듯
또한 밀리의서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도 상장 재도전에 자신감을 불어 넣은 것으로 판단된다. 밀리의서재의 지난해 매출액은 458억원으로 전년(289억원) 대비 58.8%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억원 적자에서 4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또한 당기순이익도 1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48억원의 손실을 낸 모습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한편, 밀리의서재는 이번 IPO로 확보된 자금을 통합적인 독서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체 플랫폼 기능 다변화와 오리지널 지식재산(IP) 확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동시에 장르 등 신규 사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2016년 설립된 기업으로 이듬해인 2017년에 월정액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인 바 있다. 2021년에는
KT(030200)그룹 산하
지니뮤직(043610)에 인수된 뒤, KT 미디어 계열사들과 협업을 지속 중이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