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B캐피탈이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을 개선하고 있다. 경쟁그룹 대비 높았던 수치를 유사한 수준까지 끌어내렸다. 다만 자기자본 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높아 질적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레버리지배율 하락 추세…올해 1분기 7.2배까지 개선
2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지난 1분기 기준 단순 레버리지배율(총자산레버리지배율)이 7.2배로 나타난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KB캐피탈은 총자산이 15조3556억원이며 자기자본이 2조1436억원이다.
그동안 KB캐피탈의 단순 레버리지배율은 경쟁그룹 대비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유사한 수준까지 개선됐다. KB캐피탈의 해당 지표 추이는 2019년 9.6배까지 커졌다가 △2020년 8.9배 △2021년 7.9배 △2022년 7.6배 △2023년 1분기 7.2배로 낮아졌다. 경쟁그룹의 지난해 기준 수치는 7.1배 정도다.
올해 1분기 레버리지배율이 개선된 배경에는 총자산 역성장이 주요하게 꼽힌다. 1분기 총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3.4% 줄었다. 영업자산은 14조2439억원으로 소폭(0.4%) 증가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2956억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형 성장을 이뤄 왔던 영업자산도 조정하는 모양새다. KB캐피탈의 영업자산 구성은 자동차금융의 안정적인 기반을 바탕으로 개인 신용대출과 기업금융 자산을 늘리며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영업자산 부문별 비중은 자동차금융 61.0%, 소비자금융 17.0%, 기업금융·투자금융 22.0%로 나온다.
올해는 자동차금융이나 개인대출, 기업금융 등 모두 지난해 말과 같은 수준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의 경우 2020년 2210억원에서 2021년 5641억원, 2022년 1조3742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던 상황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올 1분기에는 1조4771억원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KB캐피탈의 자기자본 규모는 총자산이 증가한 속도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1조1617억원 이후 △2020년 1조4343억원 △2021년 1조8214억원 △2022년 2조1043억원 △2023년 1분기 2조1436억원으로 나타난다.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확대…조정 레버리지배율은 상승
여신전문금융사가 자본적정성 지표를 우수하게 유지하면서 영업자산을 늘려가려면 자기자본 확장이 필수적이다. KB캐피탈은 자본 증가로 단순 레버리지배율을 개선하고 있지만, 자본구조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자기자본 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높아서다. 회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은 약 5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23.3%에 달한다. 자본인정 비율을 적용한 조정레버리지배율은 단순 배율보다 수치가 1~2배가량 더 높게 나온다.
레버리지 한도 규제는 기존 10배에서 지난 2022년 9배, 오는 2025년 8배로 점점 강화되고 있다. 이는 자본비율 반영 전인 단순 레버리지배율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KB캐피탈은 현재 규제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상태다.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모두
KB금융(105560)이 인수했다는 점도 안정적이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채무증권인 만큼 미흡한 부분이 있다. 실질적 손실완충력이 지표상 제고된 것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본은 최종적인 손실 흡수를 담당하는 부분으로 그 규모가 클수록 손실 발생에도 외형이나 사업의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의 성격이 가미된 자본이다. 순수하게 자본만 있는 업체들에 비해서는 열위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레버리지배율 수준을 계속 하향하고 있다"라면서 "한도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고려해 계속 낮춰서 운영할 계획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지주에서 하다 보니까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