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DL이앤씨(375500)는 원가 부담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면서 재무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이자보상배율'이 급락했다. 그러나 이자보상배율 수치가 여전히 업계에서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실적 개선에 따라 이자보상배율 수치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L이앤씨의 이자보상배율은 14.4배다. 이는 전년 말 26.4배에서 대폭 하락한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쉽게 말해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크다는 것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남는다는 의미이며, 1 미만이면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이자보상배율 '반 토막' 수준에도 여전히 업계 1위 유지
DL이앤씨는 이자보상배율이 사실상 '반 토막'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른 건설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급락의 원인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970억원으로, 전년(9573억원) 대비 48.1%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 측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원가율 상승과 해외 토목 사업의 일시적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DL이앤씨)
지난 2021년 기준 DL이앤씨의 별도기준 주택부문 원가율은 78.8%였지만, 1년 새 86.7%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상승 폭은 더 가파르다. 지난해 4분기 주택부문 원가율은 92.1%로, 전년 동기(76.4%) 대비 급등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국내 주택부문 매출이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8%에 달한다. 지난해 건설업계 전반에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과 관련해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가 컸다. 철근 가격은 지난 2020년 톤(ton)당 66만7000원에서 지난해 100만원대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레미콘 가격은 ㎥당 6만4800원에서 7만3933원으로, 시멘트는 6만8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낮아졌지만, 이자비용 감소 폭이 크지 않아 그나마 이자보상배율 하락 폭을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 DL이앤씨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비용은 총 344억원으로, 전년(362억원) 대비 4.8%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둔화에 영업이익 상승 '기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원가율 하락과 동시에 대부분의 건설사가 전년 대비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과 더불어 최근 착공 면적 자체가 줄고 있어 자연스럽게 원자재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DL이앤씨 측도 원자재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워낙 급등해 이미 고점에 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도 벗어나는 분위기에 따라 올해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로 국가 간 원자재 이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수급 상황에 문제가 생겨 가격이 상승했던 영향도 컸다. 특히 중국에서의 국내 원자재 수입량이 많은 것도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가운데 DL이앤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9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257억원) 대비 28.3%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는 DL이앤씨의 올해 2분기, 3분기 예상 영업이익으로 각각 1067억원, 1286억원을 제시해 차츰 회복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 개선이 이뤄지면 하락한 이자보상배율 또한 올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주택 원가율이 이미 너무 올라 향후에는 떨어지면서 영업이익 개선도 올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이자비용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이자보상배율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