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세아제강(306200)은 그룹에서 신사업으로 택한 '해상풍력 구조물'과 관련된 수출 계약을 최근 따냈다. 향후 유럽 내 해상풍력 설비 설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아제강의 수출량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계열사인 '세아윈드'에 대한 자금 수혈이 이뤄질 가능성 또한 커졌다.
세아그룹 사옥. (사진=세아제강)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제강은 스페인 기업 'TaiichiO and Wolf Projects'(TWP)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파이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871억원으로, 최근 매출액(1조8018억원) 대비 4.8%에 해당한다.
세아제강 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TWP에 강관을 공급하면, TWP에서 별도 가공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프랑스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아제강지주(003030)는 그룹 차원에서 영국에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계열사인 '세아윈드'를 설립하는 등 해당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럽 내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대폭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대규모 풍력발전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독일과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등 4개국은 지난해 북해 연안 풍력발전 역량을 오는 2050년까지 지금보다 10배 늘린 150기가와트(GW)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독일을 비롯해 발트해 8개국은 발트해 연안 풍력발전 용량을 2.8GW에서 20GW로 확대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 수출 실적을 쌓고 있는 세아제강이 앞으로 시장 확대에 따라 이익 규모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아제강의 실적이 확대되면 해당 신사업과 관련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아제강은 지난해 11월 세아윈드가 추진하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증자(665만주)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바 있다. RCPS란 채권과 같이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회사 청산이나 인수·합병(M&A) 시 잔여재산이나 매각대금 분배에 보통주보다 유리한 권리를 가지는 우선권 등이 부여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세아제강은 지난 2018년 인적분할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459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152억원을 내 368.8% 성장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말 2160억원을 기록해 전년(220억원) 대비 대폭 상승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2706억원을 보유해 전년(1083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세아제강의 유럽 내 수출량이 늘어나면 실적 확대와 함께 세아윈드에 대한 자금 수혈이 이뤄지는 '선순환'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으로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그룹 내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