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이미 2조원이 넘는 규모의 사업을 따내며 해당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수주 사업장들이 향후 미분양 리스크가 적은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해 있어 '선별 수주'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이날까지 총 2조606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8136억원) 대비 153.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날 기준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방배 신동아 재건축' 등 핵심 입지 수주
올해 수주 내역을 보면 △서울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3746억원) △안양 평촌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2446억원)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3746억원) △부산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3889억원) △대전 도마·변동2구역 재개발(1639억원) △안양 평촌 롯데3차 리모델링(2517억원) △안양 평촌 현대4차 리모델링(2623억원) 등이다.
특히 '서울권 대단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포스코이앤씨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에 있어 서울권보다는 지방에서 강점을 지닌 건설사다. 물론 서울권에서도 수주한 단지가 있었지만, 100~200세대로 소규모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연초 '방배 신동아 재건축' 수주를 통해 서울 강남권에 843세대 규모의 단지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후 수주한 '신당8구역 재개발'도 1215세대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어서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강남·북에 대규모 단지를 비슷한 시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적용된다. 포스코이앤씨는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 '오티에르'를 출시한 바 있다.
또한 리모델링 부문에서만 1조원이 넘는 수주액을 달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평촌 초원 세경, 2월 부산 해운대 상록에 이어 지난달 평촌 향촌 롯데 3차·현대 4차 등을 수주해 총 1조1475억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건설사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 수주금액 1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수주액을 늘려가면서 2위와도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주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000720)은 올해 총 1조5804억원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와 약 5000억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떤 입지에 위치한 사업장을 수주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나 지방 핵심 입지에 위치한 사업장을 수주했을 경우 향후 시장 상황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수도권 진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진입에 성공하면 추가 수주 등 향후 사업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청약시장이 수도권과 지방으로 양극화된 것처럼 향후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수도권은 여전히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어 사업 추진에 무리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서울·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장들 위주로 수주했으며, 지방 사업장 같은 경우도 해당 광역시에서 이른바 '핵심 입지'에 속해 있다. 또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중심으로 서울 주요 입지에 대한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사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사명 변경 후 신사업 진출도 도모
이러한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신사업 진출의 뜻도 내비쳤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로 사명 변경을 선언하며, 저탄소 철강 분야인 수소 환원 제철과 이차전지 원료 소재 분야의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그린 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을 상품화하는 등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주력사업인 국내 건축부문에서 속도를 냄과 동시에 사업 성장성이 높은 부문에도 발을 디딤으로써 향후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서울·수도권 등의 핵심지역 사업을 단계별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성이 높은 개발형 사업을 선별 추진할 예정"이라며 "브랜드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설계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 및 제공함으로써 용산, 압구정, 성수 등 도시정비사업의 서울권역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