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자동차 부품업체
화승코퍼레이션(013520)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고질적인 차입부담도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수준의 차입부담 감축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승코퍼레이션은 전방 완성차 생산차질 완화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5854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323.5%로 폭증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수요처인
현대차(005380) 및
기아(000270)의 호실적 영향과 더불어 주요 제품의 단가 인상으로 원자재 및 물류비가 판매가격에 전이되면서 전사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년째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이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비율이 높아 재무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적 개선세가 나타난 가운데 재무부담 완화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화승코퍼레이션 사업별 실적 추이 (사진=한국기업평가)
전체 사업부문 실적 개선 성과
화승코퍼레이션의 주력 사업은 자동차 부품용 고무제품과 합성고무 및 산업용 고무 소재이다. 자동차부품 매출이 전체 67% 수준이며 현대차와 기아 매출비중이 60%로 의존도가 높다.
사업부문은 크게 자동차부품, 소재, 산업용고무 등을 다루는 지주사업, 무역 등으로 나뉘는데 자동차부품과 지주사업은 흑자 전환했고 소재와 무역 사업의 영업이익률도 의미 있는 개선세를 이끌어냈다. 주요 제품의 단가 인상을 통해 원자재 및 물류비 부담을 판매가격에 전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고부가 소재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대비 149.1% 증가하면서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 물류비 부담 완화로 무역 부문 영업이익도 76.2% 늘었다. 연결기준 영업익률은 2.7%로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대비 2.0%p 상승하며 발전하고 있다.
다행히 수요처인 현대차가 긍정적인 전망을 밝히면서 화승코퍼레이션의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수익성이 가이던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고, 현재 재고는 적정 수준을 밑돌아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승코퍼레이션도 상당 부분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비자동차 부문에 속하는 산업용품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컨베이어 벨트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어 매출이 확대되고 있고, 가격 위주 시장으로 수익성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재무안정성 개선 진행…다만,여전히 불안해 대응 필요
다만 부채비율 369.8%, 차입금 의존도 56.8%를 기록하고 있어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불안하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6687억원이며, 이 가운데 84.7%는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대부분 단기 사모사채로 이뤄져 있는데 가용 현금성자산이 1106억원, EBITDA는 953억원에 불과했다. 유동비율은 77.8%로 최근 5분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긍정적인 요소는 모두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은 0.5배에서 1.4배로 개선됐고, EBITDA 대비 순차입금도 8.8배에서 5.9배로 개선됐다. 디앤액트(구 화승)와의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충당부채가 환입됐고 재무구조가 일부 개선됐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화승티엔드씨가 보유한 공장 및 토지 매각을 추진함으로써 대응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실적 개선의 긍정적인 흐름을 차입부담 해결로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자체 영업현금창출을 통한 의미있는 수준의 차입부담 감축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산 매각 계약 체결 성공 여부 및 매각대금의 수준, 차입금 상환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재무 개선 계획과 관련해 화승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익개선과 현금흐름 창출로 재무 안정성을 회복할 계획"이라며 "수주 심의를 거쳐 수익성 회복에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화승코퍼레이션은 지난 2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화승소재 합병을 발표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친환경 소재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고객 다변화,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