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지난해 자산건전성 지표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신용대출과 사업자 담보대출로 영업자산을 구성한 가운데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연체채권이 늘어나고 부실채권 매각이 지연된 탓이다.
1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요주의이하여신이 8897억원으로 전년도 5671억원 대비 56.9%(3226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은 2546억원으로 83.6%(1159억원) 늘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1.4%에서 15.9%,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8%에서 4.5%로 상승했다.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요주의이하 기준 26.6%로 1.1%p 떨어졌고, 고정이하 기준으로는 92.9%로 20.3%p 하락했다.
연체여신(1개월 이상 기준)은 1129억원에서 2012억원으로 78.2%(883억원) 증가했고 연체율은 2.3%에서 3.6%로 1.3%p 상승했다. 특히 1~6개월 연체여신이 589억원에서 118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사진=페퍼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은 개인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중심으로 영업자산을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총여신은 5조4025억원으로 △신용대출 2조5306억원 △담보대출 2조8496억원 △보증부대출 223억원으로 구분된다. 담보대출은 77.2%(2조2002억원)가 부동산담보대출이다.
신용대출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개인사업자 대상 부동산 담보대출로 자산규모를 확보하면서 수익 구조 변동성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PF대출이나 브릿지론 관련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3200억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거시설에 대한 선순위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위험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시중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대출수요가 감소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저하 추세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부정적 요인이 부각되고 있는데, 높은 시중금리와 지속된 고물가 배경이 실물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은 차주의 신용도가 낮고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건전성 저하와 대손비용 확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설명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신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구성하는 개인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열위한 차주 특성을 고려, 향후에도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따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탓에 수익성도 나빠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3억원으로 전년도 817억원에서 37.2%(304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률은 2.3%에서 3.2%로, 이자비용률은 1.8%에서 2.4%로 상승했다.
권신애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지만 시중금리 상승과 개인사업자 관련 부실채권 매각 규제 등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라면서 “열위한 차주 특성상 향후에도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상존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체적인 심사 시스템 구축과 부실채권의 적극적인 상각 및 매각으로 대손비용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라면서도 “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손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진단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