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한주라이트메탈(198940)이 기업공개(IPO) 자금유입에도 유동성 우려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올초 상장 자금 유입을 통한 리파이낸싱으로 관련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투자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유럽종속기업 부진과 원자재(알루미늄) 시세 급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까지 겹치며 재무지표는 위험신호가 지속되는 상태다.
12일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한주라이트메탈의 2022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80.8%, 차입금의존도는 56.9%로 적정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훌쩍 넘어섰다.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337.2%, 부채비율은 55.8%로 역시 과중한 상태다.
매출 성장으로 인해 운전자본·유형자산 등 사업자산에 대한 투자재원 조달이 차입금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가 지난해 1월 슬로바키아에 현지 자회사 설립을 위한 대규모 시설투자까지 이뤄지면서 차입금은 증가했다.
또한 매입채무로 처리되던 알루미늄 원재료 구매가 2021년 1월부터 단기차입금으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관련 지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슬로바키아에 위치한 유럽법인에 200억원가량이 투자됐으며 수입 원자재(알루미늄 잉곳) 수급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재고자산 4개월치를 미리 확보하면서 단기차입금과 외화단기차입금(USANCE), 재고자산이 늘어났다.
문제는 차입부담 증가가 지표상 유동성 우려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차입금 구조는 단기화돼 있다. 2022년 기준 단기성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차입금)은 809억원으로 총차입금(1068억원)에서 75.7%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준 이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89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회사의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 역시 79.9%로 100%에 미달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올해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공모자금이 유입됐지만 과중한 차입부담과 유동성 우려를 낮추기에는 130억원(발행제비용 제외 순수입금)이라는 규모는 부족해 보인다.
자본확충 효과만을 고려했을 때 부채비율(2022년 부채 기준)은 285.7%, 차입금의존도(2022년 총차입금 기준)는 53.2%로 추정되는데 여전히 위험단계로 분류되는 과중한 수준이다. 지난 2월28일 만기인 20억원 차입금을 상환과 올해까지 종속회사(슬로바키아 법인) 설비투자 35억원, 전기차부품·차량경량화 라인 증설 50억원 사용 예정 계획을 볼 때 자본확충 효과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차입부담을 한 번에 경감시키지 않는다면 결국 수익성을 통한 현금창출로 차입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거뒀음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뒷걸음쳤다.
2022년 매출은 2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3억원과 1억원으로 각각 25.7%, 97.7% 줄어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 종속회사의 제조비용 증가와 환율급감에 따른 외화자산 평가 손실, 작년 하반기 알루미늄 시세 급락에 따른 재고자산 가치 하락이 주원인이었다.
올해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요인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며 환율에 대한 변수도 여전하다. 매출원가의 영향을 준 재고자산 시세 하락의 경우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알루미늄 시세 역시 지난해 4월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은 슬로바키아에 위치한 유럽법인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이 될 경우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 완성차와 2차전지 업체 수주에 적극 대응할 수 있으며 이는 매출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유럽법인이 지난해 11월부터 납품을 개시하는 등 성과가 나고 있으며 IPO 조달자금과 원자재 안전재고 정상화로 재원을 마련, 유동성 우려에서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한주라이트메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모자금 130억원과 원자재 안전재고 정상화로 80억~9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외화단기차입금 상환 등을 진행했다”라며 “유럽법인은 자체적인 차입을 통해 자생력을 확보, 본사와 해외법인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