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신종자본 발행 저울질…레버리지 관리 돌입
지난해 총자산 급성장…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공개 2023-04-1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8:1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카드가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한다. 지난해 자산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레버리지 관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채권 이자율 부담이 늘어난 탓에 구체적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모양새다.
 
1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자금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파악된다. 신종자본증권은 카드업계의 일반적인 조달 방식인 회사채나 기업어음(CP)과 달리 자기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발행 배경에는 높아진 레버리지배율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당국에서는 자본의 적정성을 위해 8배(배당성향 30% 이상은 7배)로 규제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규제 수준을 하회하고 있지만 카드업계에서 가장 높은 상태다.
 
 
특히 작년에는 레버리지배율이 7.2배로 전년도 6.3배에서 크게 증가했다. 총자산 규모가 20조7194억원으로 2021년 16조6247억원에서 24.6%(4조947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2조6935억원에서 2조8901억원으로 7.3%(1966억원) 증가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7.9%에서 14.9%로 3.0%p 하락했으며, 자본완충력배율도 4.8배에서 4.4배로 낮아졌다.
 
롯데카드는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자산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해 영업자산은 18조5409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8.3%(2조8698억원) 성장했다. 부문별로 △카드자산(14조5749억원) 1조9345억원 △대출자산(3조2635억원) 6681억원 △할부금융(3626억원) 2124억원 △리스(774억원) 709억원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간 빠르게 늘어난 대출자산이 외형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롯데카드의 대출자산은 다른 카드사와 달리 기업대출 중심으로 확장됐다. 대출자산 구성은 부동산PF(48%), 기타 기업대출(37%), 팩토링(9%), 기타 가계대출(6%) 등으로 나타난다.
 
대출자산을 비롯한 영업자산 전반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은 개선 추세다. 작년에는 순이익 2539억원을 기록해 2019년(571억원) 부진 이후 2020년(1307억원)과 2021년(2414억원) 달성한 상승 흐름을 계속 이어갔다.
 
롯데카드는 현대카드와 함께 업계 4위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 중인데, 순이익은 같은 수준으로 만들었지만 영업자산과 자본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기준 자산과 자기자본 규모가 각각 24조9770억원, 3조8466억원 수준이다.
 
(사진=롯데카드)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레버리지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롯데카드는 중장기적 자산 규모와 이익창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확충 효과와 관련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감독원 기준으로 하면 다르게 나오지만 간단하게 연말 기준의 자산과 부채총계를 바탕으로 계산할 경우 레버리지배율이 6.3배(4000억원 발행 가정)까지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신종자본증권(AT1) 상각 등 굵직한 글로벌 이슈가 발생해 금융시장 불안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 발행은 시장 안정화 흐름까지 기다렸다가 이자율을 최대한 낮추는 시점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발행한 공모사채 이자율이 4.085~4.854% 수준에서 형성됐는데 신종자본증권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가장 최근(지난 2월14일) 카드업계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신한카드의 경우 발행금액 3000억원에 이자율이 5.276%로 책정됐다. 당시 회사의 공모사채 이자율은 3.380%~3.803%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신한카드의 신용등급(회사채 기준)은 AA+로 롯데카드(AA-)보다 두 단계 높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발행 상황에 따라 어떻게 결정되는지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회사채보다는 금리가 높을 것이기 때문에 이자율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순이익이 좋게 나온 것이 있지만, 조달금리가 높아진 부분이 올해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이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관련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다"라면서 "발행 시기와 규모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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