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기업금융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자동차금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총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외형성장으로 이어져 이익창출력이 강화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총자산 규모가 16조4979억원으로 전년도 13조6666억원 대비 20.7%(2조8313억원) 증가했다. 영업자산은 11조7839억원에서 13조7692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자산은 대출채권 8조2956억원, 할부금융 1조2221억원, 리스 4조8406억원으로 구성된다. 전년보다 할부금융 자산이 줄어든 반면 대출채권과 리스 자산은 각각 1조3567억원, 8973억원 증가했다.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6.6%에서 7.1%로 0.5%p 상승했다.
(사진=하나캐피탈)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영업자산 구성은 △자동차금융 5조7530억원 △기업대출 5조4015억원 △가계대출 1조5833억원 △할부리스 1조2294억원 △투자금융 1조7204억원 △팩토링 3912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자동차금융 성장이 둔화되면서 기업대출 부문의 포트폴리오 영향력이 커졌다. 지난해 자동차금융 자산은 2382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기업대출은 1조852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이 영업자산 전반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영업자산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은 2018년 57.8%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35.8%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기업대출(자동차 할부리스를 제외한 할부리스 포함)은 같은 기간 26.0%에서 41.2%로 상승하면서 자동차금융을 역전했다.
자동차금융 내에서도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신차금융(3조5828억원)이 업권 내외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차금융은 지난해 자산 규모가 2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하나캐피탈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으로 자동차금융 자산을 늘려왔지만 지난해에는 건전성 문제로 이 역시 취급을 축소했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캐피탈사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는 영업자산에서 전통 취급자산인 할부·리스 비중이 줄어들고 일반 기업대출이나 PF대출 등 기업금융이 늘어나는 추세다. 경쟁사 KB캐피탈 역시 자동차금융 비중을 지난해 61.0% 수준까지 줄였다.
하나캐피탈은 2021년 이후 기업대출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과 연계 영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도 대비 주택담보(4774억원) 부문이 줄어들었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7417억원)과 중소·개인·일반(4조1814억원)은 크게 늘었다.
PF대출의 경우 본PF 4532억원, 브릿지론 2885억원이다. 영업자산 내 비중이 5.4% 수준으로 경쟁그룹 평균(15% 수준)보다 낮으며 외형 대비 익스포저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캐피탈은 기업금융 기반으로 자산을 늘리면서 이익창출력 강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2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2.0%로 준수한 상태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다른 업권과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금융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증가세가 지속됐다"라면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높은 이익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운용수익 규모가 커지고 안정적인 대손비용 관리로 우수한 수익성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부문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 리스크 수준이 기존의 자동차금융에서 보다 다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자동차금융은 비교적 신용위험이 낮은 편에 속하는 반면 기업금융은 금리 변동성 확대로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어서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고정이하여신비율과 1개월이상연체율이 1% 미만으로 매우 우수하다"라면서도 "지난해 기업 일반대출과 부동산 PF대출에서 요주의이하여신이 증가했다. 건전성 저하 압력이 증가했다"라고 진단했다.
하나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 본업인 할부·리스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라면서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기업리스, 투자·인수 등 IB금융 상품 등을 확대 취급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내실 있는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