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쌍용건설은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공사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텃밭인 중동에서 수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세아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남미 지역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두바이 '파크뷰 레지던스' 투시도. (사진=쌍용건설)
29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서 약 1513억원 규모의의 '파크뷰 레지던스'(Park Views Residences)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공사는 지상 44층, 1개동, 465세대 규모로 쌍용건설이 지난 2019년 같은 지역에서 수주해 지난해 6월 완공한 'One 레지던스'(약 2000억원)의 후속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들의 발주처는 두바이 최대 부동산 개발 및 관리 회사 중 하나인 'WASL LLC'(와슬)로 지난 1월 쌍용건설 최대주주인 글로벌세아그룹의 김웅기 회장이 두바이 출장 시 와슬 그룹 CEO인 HE Hesham Abdullah Al Qassim과 만나 파트너십 유지를 확인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One 레지던스'에서 보여준 고품질 시공을 바탕으로 발주처와 돈독한 협력 관계를 통해 수주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그동안 코로나19로 보류됐던 고급건축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쌍용건설은 글로벌세아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 첫 진출도 노리고 있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해외건설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으나, 중남미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은 없다.
여기에 글로벌세아그룹의 의류 수출업체인 세아상역이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지역에서 오랜 시간 입지를 탄탄히 다져온 만큼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기존에 세아상역이 구축해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마수걸이 수주를 이뤄낼 수 가능성이 크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애초 쌍용건설 인수 배경에는 글로벌세아그룹이 오랜 시간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도로, 철도 등 사회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점을 파악했고, 건설사 인수를 통해 해당 공사들을 직접 수행하면 되겠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스타리카에서 쌍용건설의 중남미 마수걸이 수주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고위급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지난해 8월 세아상역이 코스타리카 카르타고 지역에 제2 방적공장을 준공했을 때, 준공식에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방문해 축사하는 등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과 만남이 성사됐다.
이달 초에는 쌍용건설 해외영업팀 실무진이 코스타리카를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코스타리카는 미국에서 은퇴한 이들이 이민해서 노후를 보내는 등 전반적인 생활 수준은 높지만 인프라는 열악한 상태다. 도로가 굉장히 좁아 교통혼잡 현상이 발생하기 일쑤며, 철도는 대부분 끊겨 있거나 노후화돼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지역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과 글로벌세아그룹이 전략적으로 일단 코스타리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표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프라가 열악해 발주가 많이 나올 수 있고, 국가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아 공사비 수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쌍용건설은 지난 1977년 창립 이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일본, 적도기니 등 23개국에서 총 약 1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185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현재도 8개국에서 약 25억달러 규모의 19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