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자동차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디피코가 코스닥 이전 상장에 앞서 리파이낸싱에 나섰다. 만기를 하루 앞둔 기존 전환사채(CB) 상환을 위해 새로운 CB를 찍어내는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피코는 이날 11억원 규모의 11회차 CB를 발행했다.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CB 발행을 결정한 지 3일 만에 납입까지 마친 것이다. CB의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3%로 책정됐으며, 2027년 3월13일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는 20만1317주로 발행주식 총수 대비 2.23%에 해당한다.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024년 3월13일부터 2027년 2월13일 까지다.
이번 CB를 통한 자금 조달의 방점은 채무 상환에 찍혀 있다. 모집 예정 금액 11억원 중 100억원을 기존 발행한 10회차 CB의 상환 용도로 배정했다.
디피코 11회차 전환사채 사용 목적.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1회차 CB는 관계사 격인 서룡개발이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디피코가 채무상환 여력이 녹록지 않자 서룡개발이 지원군으로 나선 형국이다. 서룡개발은 디피코의 주요주주인 김학모 대표(지분율 2.32%)가 이끄는 회사다. 2021년 말 기준 약 5억원 규모의 차입을 디피코에 제공했으며, 4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서기도 했다.
디피코는 자기자본 –224억원에 자본금 33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기업이다. 2021년 8월 엑스포넨셜자산운용 주식회사를 대상으로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10억원 규모의 10회차 CB를 발행했는데, 지난달 투자자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대응하지 못해 ‘사채원리금 미지급’ 상황이 발생했다. 2022년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사채원리금 미지급을 해소하기 위해 CB를 발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0회차 CB의 만기일은 오는 14일이다.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 계획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위해선 재무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디피코는 이미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두 곳의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 BBB등급을 받아 상장 조건을 채웠다. 현재는 주관사인
현대차증권(001500)과 예비심사 신청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