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이원컴포텍(088290)이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환사채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환권 행사, 만기 전 취득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바이오 회사 지분 취득을 위해 추가적인 전환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당장 차입부담 확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원컴포텍은 64억원 규모의 8회차 전환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앞선 3일에는 130억원 규모의 7회차 전환사채를 발행, 3월 들어 전환사채로만 19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모집 자금은 모두 항알러지 신약 연구개발 회사인 주라 바이오(ZURA BIO)의 지분 취득을 위해 사용된다.
이원컴포텍은 바이오 신약 관련돼 꾸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2020년 4월에 항암제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이노베이션바이오’의 지분을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리미나투스 파마(Liminatus Pharma)’ 지분을, 2022년에는 ‘하나 이뮤노세라퓨틱스(Hana Immunotherapeutics)’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에 지분을 취득하게 되는 주라 바이오의 경우 하나 이뮤노세라퓨틱스와 화이자의 합병법인으로 나스닥 스팩인 JATT Acquisition과 오는 16일을 기일로 합병계약을 체결,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분 취득을 위한 자금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하면서 지표상 차입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20년 이후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당기순손실은 벗어나지 못하고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유출이 발생하면서 자금조달 전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2019년 매출 463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억원, 15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 코로나19 악재로 인해 매출은 327억원으로 전년보다 29.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6억원과 -163억원으로 모두 적자전환했다.
2021년 반등에 성공, 매출 381억원과 영업이익 12억원을 나타냈으며 2022년에도 매출 478억원과 영업이익 18억원을 거두며 개선세를 지속해왔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021년 -30억원, 2022년 -45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였다.
2020년부터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0년 5억원 유출이 발생한 후 2021년 77억원 유입을 보여주면서 현금을 창출했으나 같은 기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2020년 -126억원, 2021년 -199억원을 기록하면서 별도의 자금조달이 없이는 전체 현금흐름에서 유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작년 9월 말 기준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 17억원, 투자활동 현금흐름 -200억원으로 역시 예년과 비슷한 구조를 보였다.
실제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원컴포텍의 자금조달 전 현금흐름(PFCF)은 2020년 -129억원, 2021년 -122억원, 2022년 9월 말 -183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원컴포텍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금을 확보했지만 2021년부터는 전환사채 발행에 의존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미상환 전환사채는 3회(2021년 1월26일), 4회 2021년 1월28일), 5회(2022년 1월7일), 6회(2022년 2월21일)로 415억원 규모다.
이는 지표상 차입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를 살펴보면 2019년 108%와 22.4%에서 2020년 327.1%와 37.1%로 급격하게 나빠졌다. 2021년에는 17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93억원 규모의 전환권 행사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51.7%와 17.4%로 크게 개선됐지만 2022년 9월 말 기준 128.1%와 28.1%로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2022년 부채비율은 87.4%로 다시 개선됐다.
특히 전체 차입금에서 전환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96.5%(2022년 9월 말 기준)에 달해 전환사채 발행 여부가 관련 지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달에 발행한 7, 8회 전환사채를 고려할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더 상승할 수도 있다.
더구나 추가적인 자금 지원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3월 하나 이뮤노세라퓨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 243억원을 출자했으며 5월에는 리미나투스 파마의 유상증자에 45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1월에는 33억원을 써 이노베이션바이오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차입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현금창출로 인한 대응이 중요하기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등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유입 금액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증가 이유에 전환사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가 있는 만큼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 폭이 더욱 많이 요구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바이오 사업 투자 부담과 차입 관리 방안 등을 질의하기 위해 이원컴포텍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