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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
'스마트 시티' 분야의 스타트업에 초점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사업해야 성공"
공개 2023-03-0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1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GS건설(006360)은 지난해 5월 130억원을 출자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XPLOR INVESTMENT)를 설립했다. 이후 약 6개월 만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로 정식 등록돼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CVC 중에서 건설회사가 100% 지분을 투자해 신기사를 출범시킨 것은 GS건설이 최초다.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는 건설사가 100% 출자한 기업인 만큼 포트폴리오도 '스마트 시티'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우주항공, 인공지능(AI), 친환경 소재·에너지, 수자원 혁신, 신소재 등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스타트업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GS건설)
 
다음은 이종훈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는 건설 자회사답게 특히 '스마트 시티'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마트 시티' 시장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나?
△스마트 시티는 스마트 건설, 안전, 교통, 환경, 재생에너지, 생활복지, 블록체인 등을 총망라한 분야임에 따라 다양한 투자 기회 발굴이 가능하다. 특히 블록체인은 스마트 콘트랙트와 사이버 시큐리티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스마트 시티는 GS건설과도 아주 긴밀한 관계가 있어, GS건설의 CVC로서 이 분야의 전문적인 투자사로 인정받고 싶다. 예전에 유행했던 유비쿼터스나 메타버스처럼, 스마트 시티는 쉽게 꺼지지 않을 사회경제적 키워드임에 따라 관련된 시장은 그 크기가 의미 없다고 판단된다.
 
-모기업인 GS건설과의 협업은 어떤 편인가?
△상당히 자주 협업 자리를 갖고 있다. 매일 모회사와 한 번이라도 소통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모기업의 자회사 및 투자사들과도 종종 함께 자리하고 협업을 시도 때도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경험해 본 결과 담당자들의 개인기와 1, 2건 헙업 사례를 만드는 것에 급급하게 되기 쉬운데, 그것은 우리 회사의 목적이 아니다.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스타트업-대기업 간 협업의 시작을 원활하게 끌어낼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당연히 기존 활황기에 비하면 잠시 얼어붙었다고 할 수 있겠으나, 크게 변화하고 있고 변동 불확실성이 큰 시기라고 생각한다. '식는 것'과 '얼어붙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난해 상반기까지의 열기가 너무나 뜨거웠기 때문에 잠시 엄청 추운 것처럼 느끼지만, 지금이 오히려 일상적인 상황으로 가는 길의 짧은 한파이고 실제로 추운 날은 좀 더 길게 갈 수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으로 표현되는 인력 조정 및 비용구조 재편들이 필요하겠으나 스타트업은 항상 벌이고, 바꾸고, 접고, 하는 것이 주된 일이라 대기업 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구조조정이란 표현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여전히 활발한 편으로 창업 자체는 조금 감소한 것 같지만 로봇, AI 관련 '진짜 실력자'들은 꾸준히 창업 세계에 발을 내딛는 중이다. 투자금이 많은 시절에는 업체 간의 양극화로 갈라지는 모습이 자주 보이지만, 다 같이 어려울수록 서로서로 도와가며 더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희망 사항이기도 하다.
 
-CVC의 투자, 또는 CVC와의 협업을 바라는 스타트업 CEO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것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대기업 등이 손을 못 댈 비즈니스모델이나 아이템으로 창업하라"는 것이다. 인력 및 재원 기반으로 빨리 키울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사업은 대기업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대기업이나 그 누구도 쉽게 시작 못 하는 일을 벌이는 혁신가가 돼야 한다. 카카오톡, 토스 등의 사업은 대기업에서 시작할 수 없었던 사업들인데, 이런 것들이 큰 성공을 거뒀다.
예를 하나 더 들자면 스타트업 '한우연'을 꼽을 수 있다. 한우연은 빅데이터·AI 등을 바탕으로 낮은 등급의 한우를 숙성해 1++등급 맛을 내도록 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한우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육 기간이 10개월 정도 긴데,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더 커져서다. 당연히 기간만큼 사료비, 관리비가 늘어나며 환경 측면에서도 장기 사육에 따른 분뇨와 온실가스 발생량 증가 등 부작용도 발생한다. 정부는 이에 소 적정 사육 기간을 현재 30개월에서 최대 24개월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한우 농가의 반대는 당연하다. 대기업이 이런 사업을 했다면 여러 이해관계와 더불어 농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이 쉽지 않았겠지만, 마블링을 기준으로 한 한우 등급제에 대해 이런저런 눈치 볼 필요가 없는 한우연은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모기업의 사업에 전략적 도움이 되는 오픈이노베이션(OI) 허브 역할을 하는 훌륭한 CVC라는 타이틀도 당연히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엔 벤처 생태계에서 인정받는 정통 VC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외에 투자 생태계 차원에서 훌륭한 CVC 인력을 많이 배출한 하우스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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