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DGB생명이 자사 보험영업 중심인 변액보험에서 초회보험료가 대폭 줄면서 보험료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의 수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DGB생명은 올해 변액보험 외에 보장성보험을 강화하면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DGB생명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초회보험료로 194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초회보험료 규모가 2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신계약에서 발생하는 납입보험료 성장성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DGB생명의 초회보험료는 △1분기 614억원 △2분기 420억원 △3분기 244억원이었으며 연간으로는 1472억원이다. 이는 전년(2021년) 3387억원 대비 56.5% 감소한 수치다. 초회보험료와 2회, 2년도 이후를 포함하는 수입보험료는 9259억원으로 전년보다 18.6%(2110억원) 하락했다.
초회보험료 감소는 회사의 주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인 변액보험이 부진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생명보험협회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DGB생명의 초회보험료는 1410억원인데, 여기서 일반계정 비중은 15.7%에 불과하며 84.3%가 특별계정에 속한다.
특별계정 구성은 퇴직연금 없이 사실상 변액보험 단일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변액보험이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셈인데, 해당 기간 변액보험의 초회보험료는 1189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2609억원 대비 54.4%(1420억원) 감소했다.
DGB생명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김성한 대표이사 체제로 들어서면서 변액보험을 회사의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김 대표는 과거 교보생명 재직 시절 변액자산운용담당 상무를 역임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의 경험이 있다.
시기적으로 2020~2021년 당시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시장에 활황이 찾아와 변액보험이 부상했던 점도 하나의 배경으로 꼽힌다. 변액보험을 주력으로 삼았던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실적의 성장을 이뤘고 DGB생명 역시 보험료수익이 증가했다.
DGB생명은 변액보험 상품의 수익률 자체도 업계 평균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변액보험펀드가 2년 연속 생명보험 업계서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순자산 가중평균(기말) 수익률에서 평균 대비 3.65%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것이 DGB생명 측의 설명이다.
다만 작년부터는 금리상승 여파로 주식 시장이 부진하면서 변액보험 열기도 식었다. 변액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내걸었던 보험사들이 타격을 받았는데, DGB생명은 상품 수익률이 업계 최고 수준이었음에도 초회보험료가 줄어 실질적인 성과가 미미하게 됐다.
(사진=DGB생명)
DG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에는 금리상승과 증시 불안 등으로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변액보험에 대한 고객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경향이 있었다”라며 “DGB생명은 그럼에도 변액보험 순자산이 증가했다. 올해는 순자산 1조5000억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환경이 변액보험 영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보장성보험을 강화하겠다는 영업 전략도 밝혔다. 새로운 회계제도 IFRS17 체계서는 저축성보험이 보험영업수익으로 잡히지 않는 만큼 보험 본연의 영역인 보장성보험에서 힘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DGB생명은 올해 보장성보험 라인으로 ‘당당한인생’ 시리즈를 새로 구성했다. ‘당당한인생종신보험’은 해약환급금 일부지급형으로 보험료를 낮췄고, 납입 완료에 따른 보너스로 가산 혜택을 더했다. 간편 보험도 선보여 고령자와 유병자로 고객의 범위를 넓혔다.
DG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부터 변액연금보험과 보장성보험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라면서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을 5:5 구조로 재편해 균형이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