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올해 초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의 핵심 요인은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로 분석된다. 중소형 규모의 IPO는 수요예측의 흥행과 상장 후 따상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대어로 꼽혔던 기업들은 IPO를 철회·연기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낮은 공모가가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더 클 것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샌즈랩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이들의 공통점은 덩치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공모가 기준 오브젠의 시가총액은 698억원, 미래반도체 866억원, 스튜디오미르 1004억원, 삼기이브이 1572억원, 샌즈랩 1587억원으로 1000억원 안팎이었다.
이는 결국 낮은 공모가와 상대적으로 작은 덩치의 중소형주가 탄력성이 좋다는 특징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즉 주식시장 침체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이 낮은 공모가로 인해 주가 반등 가능성이 더 높은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오브젠과 삼기이브이의 경우는 수요예측에서 부진,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과 하단 미만으로 결정됐으나 상장 후 따상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규상장 시장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모확정가 약세 기업들의 낮은 기저에 기반한 수익률 반등이 효과적으로 이어졌다”라며 “올 들어
티이엠씨(425040)와
삼기이브이(419050) 등 중형급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 상승이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단위 모집이 예상됐던 대형주들은 상장 자체가 철회·연기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마켓컬리와 현대삼호중공업, 케이뱅크 등이 상장을 포기한 상태에서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사업구조를 내세워 올해 첫 조 단위 모집을 노렸던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IPO를 포기했다.
특히 오아시스의 상장 철회로 인해 상장을 준비 중인 대형주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IPO 시장에서 중소형주와 대형주의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공모가 밴드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다만 오버 밸류된 일부 공모주로 인해 시장이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