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출범 후 첫 연간 적자에도 1주당 35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밝힌 주주가치 제고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 기업인수대금 등을 이유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9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500원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2.0%이고 배당금 총액은 1189억원이다. 이날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예측 가능성을 위해 배당성향 30%를 기본으로 두고 있다”며 “석유화학 업황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상 최초 연간 적자와 동반 공시돼 더욱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연결기준(잠정) 매출액 22조2761억원, 영업손실 75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2012년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의 합병 이후 2021년까지 연간 적자 기록이 없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롯데케미칼이 배당에 나선 것은 주주 달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에서 배당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2022~2024년까지 연 2회 중간배당 실시와 동기간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자회사인 롯데건설 지원 등으로 배당정책에 변화가 예상됐다. 인수대금이 2조7000억원으로 상당하고 롯데건설 지원금 또한 수천억원에 달해 여유자금이 없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에 일각의 주주들이 롯데케미칼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롯데케미칼이 업황 저하에도 배당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만큼 주주 반발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진머티리얼즈(020150)는 2차전지 음극재 핵심부품인 동박의 세계 4위 생산 업체로 수주 물량도 10조원에 육박해 향후 롯데케미칼의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인수 작업은 마무리 이후, 올해 안에 연결 편입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 완료 및 고부가제품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바탕으로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수소·배터리·친환경제품 등 미래 신사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가시화를 통해 그린에너지·스페셜티 소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성장성에 기대를 높였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