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다토즈파트너스 설립…개인회사로 승계·투자까지대만 SaaS 지분 투자…해외 거점 한컴얼라이언스 공동 설립취임 이후 한컴MDS 매각 주도…사업 구조 재편 가속화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오너가 2세인 김연수
한글과컴퓨터(030520)(한컴)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개인회사인 다토즈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토즈는 다토즈파스너스-HCIH-한컴으로 이어지는 지분 관계 정점에 있는 회사다. 다토즈의 자회사 격인 HCIH(특수목적법인)가 한컴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토즈의 투자회사인 다토즈파트너스를 통해 해외 지주사인 한컴얼라이언스를 설립하는 등 국내외에서 한컴 내 지배력을 키워나가며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한컴의 1대 주주는
한컴위드(054920)로 사실상 한컴위드의 최대주주인 김 회장의 영향력이 크지만, 김 대표 또한 다토즈를 활용해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컴MDS 매각 이후 한컴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되면서 김 대표는 한컴 지배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글과컴퓨터 사옥(사진=한글과컴퓨터)
개인회사 다토즈 설립…승계 활동 주축
김 대표 개인회사인 다토즈는 승계 작업부터 투자 활동까지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아이텍스트 그룹에서 COO를 역임한 최형우 파트너와 함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다토즈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현재 지주회사인 다토즈는 다토즈파트너스를 지배하고 있으며 김 대표가 다토즈와 다토즈파트너스의 대표이사, 최형우 파트너가 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다토즈파트너스는 2021년부터 국내외 신사업에 지분 인수 등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다토즈파트너스는 2021년 5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용하는 두나무에 약 720억원을 펀드 형태로 투자했다. 뒤이어 6월에는 대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인 KDAN Mobile(케이단 모바일)에 86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 중 다토즈파트너스가 지분 투자한 케이단 모바일의 역할이 눈에 띈다. 한컴은 다토즈파트너스가 투자한 케이단 모바일과 지난해 2월 한컴홀딩스(한컴얼라이언스의 이전 가칭) 설립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한컴은 약 300억원을 출자했고, 싱가포르에 해외 지주사인 한컴얼라이언스를 설립, SaaS 사업을 포괄하는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이전에도 다토즈는 김 대표의 승계 과정에도 도움을 줬다. 다토즈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HCIH는 2월 현재 한컴 2대 주주로 지분 9.89%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김연수 대표는 SPC(특수목적회사)인 HCIH를 설립했고, 500억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300억원을 지원했고, HCIH는 이 자금을 통해 김상철 회장 부부와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한컴 주식 9.4%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다토즈파트너스를 통해 한컴에서 2대 주주 위치를 점하고 있고, 해외 지주사에도 우회 투자를 통해 지배력을 확보한 셈이다.
한컴MDS 매각 주도…한컴 중심 지배구조 재편
김 대표가 한컴위드가 아닌 한컴 지배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최근 한컴MDS 매각과 관련된다. 김 대표는 취임한 뒤 알짜 계열사였던 한컴MDS, 여타 계열사 매각을 주도했다. 이에 한컴은 지난해 한컴MDS와 11개 계열사(한컴모빌리티, 한컴텔라딘, 한컴로보틱스 등)의 주식 및 경영권을 플레이그램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컴MDS가 매각된 이후 한컴의 역할은 더 확대됐다. 그간 한컴MDS는 한컴인텔리전스와 함께 계열사 인수 작업을 벌이며 일종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한컴MDS 매각 이후 한컴이 한컴메디컬솔루션, 한컴프론티스, 한컴라이프케어 등의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게 되면서 한컴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뤄졌다.
이 외에도 김연수 대표는 지난해 6~9월 한컴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한컴 내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김 대표가 완전히 승계를 마무리 짓기 위해선 한컴위드의 지분 취득, 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HCIH 지분 60%를 되찾아 오는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김 대표가 보유한 한컴위드의 지분은 2월 현재 9.07%에 불과해 아버지인 김상철 회장(15.77%)과 부인인 김정실 이사(3.84%)에 비해 지배력이 낮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한컴얼라이언스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 현지에 법인 설립을 마쳤고, 현재 통장개설 등 법인 활동을 위한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한컴얼라이언스는 해외 사업 거점으로 마련됐으며, 향후 케이단 모바일을 포함해 해외사업 및 투자 활동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토즈파트너스 PEF라 라이센스 유지를 위해서는 어느정도 투자업 외에는 제약이 있어 별도의 지주회사를 세운 것”이라며 “투자 이외의 업무를 하기 위해 지주형태로 분리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