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005300))가 1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가운데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의 참여 없이 완판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발행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우량하지만 롯데그룹의 유동성 우려로 인해 롯데건설(AA+), 호텔롯데(AA-),
롯데렌탈(089860)(AA-),
롯데하이마트(071840)(AA-) 등이 모두 채안펀드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만기가 2025년 2월14일인 500억원 규모의 58-1회 공모 회사채와 만기가 2026년 3월13일인 1000억원 규모 58-2회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총액 기준 2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롯데칠성음료 자금의 사용목적.(사진=롯데칠성음료 증권신고서)
조달 자금은 오는 4월21일 만기가 돌아오는 1600억원 규모의 51-2회 회사채 상환에 쓰인다. 증액 없이 1500억원만 발행할 경우 부족분은 보유하고 있는 자체 자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자부담은 예전보다 증가하게 된다. 민간채권평가회사가 제시한 2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4.057%,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4.072%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0.30%p가 가능해 0.3%p 하락한다고 해도 차환대상 채무의 금리가 2.08%에 불과해 1%p 이상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발행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AA로 우수한 만큼 현재 우량채에 대한 투자수요가 큰 공모 회사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수요예측 흥행이 예상되나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지난해 말부터 우려가 커진 롯데그룹의 유동성 문제다.
실제 작년말 발행하긴 했지만 신용등급이 AA+로 롯데칠성음료보다 등급이 높았던 롯데건설은 채안펀드의 도움을 받았으며 올해 1월 회사채를 발행했던 호텔롯데와 롯데렌탈, 롯데하이마트 역시 채안펀드의 참여로 완판에 성공했다. 물론 이들의 신용등급은 AA-로 롯데칠성음료보다는 낮았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에 대한 실적이나 재무구조 유지 전망이 나쁘지 않은 만큼 예외적으로 완판을 예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롯데칠성음료와 신용등급이 같은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달 회사채 공모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몰리며 당초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증액에 성공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국내 1위 시장지위를 갖고 있는 음료부문의 안정적 실적과 지난 2021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한 주류부문의 성과로 인해 우수한 영업실적과 비교적 양호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1727억원, 영업이익은 19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21.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1%에 달했다. 작년 9월 말 부채비율은 156.3%, 차입금의존도는 40.2%로 나타내며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