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미디어젠(279600)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다시 미뤄졌다.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2019년 영업이익 흑자를 예상했으나 2022년에도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속된 적자가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저하시키면서 재무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디어젠의 2022년 매출(잠정)은 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적자규모는 오히려 확대됐다. 2021년 흑자였던 당기순이익은 이 영향으로 다시 적자(-17억원)로 돌아섰다.
고객사의 실적 호조에 따른 로열티,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해외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성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외주·인건비 증가와 신사업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비용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다.
2019년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던 미디어젠의 계획과 괴리가 있다. 당시 미디어젠은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서 2019년부터 영업이익 흑자를 전망했으나 2022년에도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
미디어젠 실적 추정치를 보면 매출은 2019년 161억원, 2020년 188억원, 2021년 221억원, 2022년 256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019년 7억원, 2020년 21억원, 2021년 39억원, 2022년 58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실제 매출은 2019년 139억원, 2020년 119억원, 2021년 150억원, 2022년 172억원을 나타냈으며 영업이익은 2019년 -7억원, 2020년 -2억원, 2021년 -1억원, 2022년 -22억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영업손실 규모가 계속 줄어들다가 지난해 다시 크게 늘었다. 2021년의 경우 코로나19로 납품이 지연됐던 전기 상품 관련 매출이 인식된 효과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보유 예금 환산익 발생 등으로 영업손실은 1억원에 불과했으며 당기순이익이 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손실로 전환됐다.
더구나 현금성자산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전환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줘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10억원에서 2020년 4억원으로 유입 전환됐으나 2020년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32억원의 유출이 발생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8억원으로 2019년말 대비 24.3% 감소했다.
2021년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2억원으로 2020년보다 더욱 좋아진데다가 단기금융상품의 처분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18억원이 유입되면서 보유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활동에서 2억원의 현금 유출이 있었음에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8억원까지 증가했다.
작년 9월 말의 경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7억원을 기록했으나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장·단기금융상품 처분 효과로 27억원이 발생, 이를 상쇄했으며 차입금 상환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6억원을 기록했음에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8억원으로 2021년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매매목적파생상품 제외한 단기투자자산)은 계속 줄고 있다. 보유 금융자산을 매각하며 현금흐름을 관리한 영향 탓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상장 자금 유입 등으로 2019년 127억원을 기록한 뒤 2020년 118억원, 2021년 108억원, 2022년 9월 말 기준 78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 잠정실적을 볼 때 당기순손실의 증가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유 현금은 줄어들 확률이 높다.
이로 인해 2021년 이후 경감되고 있는 부채부담은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젠은 2021년부터 부채 상환에 나섰으며 2021년 144억원이던 총부채는 2022년 142억원으로 줄었으나 자본총계도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86.2%로 2021년보다 4.9%p 상승했다. 차입금의 경우 잠정실적만 공개, 2022년말 수준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해 9월말 차입금의존도는 30.4%로 전년보다 1%p 오르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론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양호한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순차입금을 살펴보면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9월말 18억원 전환됐다. 총차입금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을 볼 때 현금성자산 감소가 사실상 무차입 구조를 깬 원인이 된 셈이다.
결국 별도의 자금조달이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해 현금성자산 감소가 지속되게 되면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재무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미디어젠에 2022년 수익성 악화 이유와 올해 실적 개선 전략·방안 등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공시 외에 별도의 할 말은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