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지난해 국내 백신 개발기업의 인체백신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8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정부와 기업이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후속 백신 개발, 경험 부족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18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의 인체백신 수출액은 9억4100만 달러(약 1조1659억원), 수입액은 17억4900만 달러(2조167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8억800만 달러(약 1조11억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최초 인체백신 무역수지 흑자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지난 인체백신 무역수지가 줄곧 적자였으나, 2021년 말부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따른 물량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보다 수입이 증가한 탓에 분기별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커졌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백신 주권에 대한 추진력이 떨어져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자급력 확대에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변이 발생에 따른 후속 백신 개발이 지연되며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선진국은 범용 독감백신과 독감·코로나19 동시 예방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최초 허가를 앞두고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장 큰 시장이 형성된 폐렴구균백신, 자궁경부암백신 등 고부가가치 백신개발도 이루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 후발국가로서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기업 인수, 해외기술 도입 등 유인책과 함께 과감하게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성공불융자 등의 지원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기업은 지난해 6월 백신 주권 확립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협의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LG화학(051910),
제넥신(095700) 등 국내 대표 백신 기업이 참여했다. 당시 이들 기업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백신 주권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 감염병 대응과 필수 예방접종 백신의 자급화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