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2023년 기업공개(IPO) 흥행 방향을 보여주는 4개 기업의 수요예측 결과, 속해 있는 업종의 '성장성'과 여기서 해당 기업이 어떻게 '성과를 지속할지'가 흥행의 주된 요인으로 떠올랐다. 증시 침체와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옥석가리기가 더욱 꼼꼼하게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성공적인 IPO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IPO에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끝마친 기업은 한주라이트메탈과 티이엠씨이며 수요예측 완료 후 일반청약이 진행 중인 기업은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이다.
수요예측 결과를 볼 때 이들 4곳 중 한주라이트메탈과 미래반도체는 웃었다. 한주라이트메탈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 998.9 대 1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2700~3100원) 상단인 3100원으로 확정했으며 미래반도체는 1576.56 대 1의 경쟁률로 역시 공모가가 희망밴드(5300~6000원) 상단인 6000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과 일반공모 흥행에 성공한 한주라이트메탈의 이용진 대표이사가 지난 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IR큐더스)
반면 올해 첫 IPO 수요예측 실시로 관심을 모았던 티이엠씨는 흥행에 실패, 공모가를 희망밴드(3만2000~3만6000원)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2만8000원으로, 오브젠도 공모가가 희망밴드(1만8000~2만4000원) 하단인 1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런 결과를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과 당장의 실적 성과 등을 넘어서 IPO 기업의 주력 전방산업의 성장성과 실적 성과의 유지 가능성 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해석했다.
특히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평가다.
실제 반도체 공정 가스를 공급하는 티이엠씨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2380억원, 영업이익 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1.7%, 363.9% 증가하는 등 2021년 한 해 실적을 3분기만에 뛰어넘는 성과를 냈음에도 최근 반도체에 대한 부정적 업황으로 인해 이후 이만큼의 성장세를 기록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을 극복하지 못하며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오브젠은 일명 '마테크(마케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하는 솔루션)'를 내세워 성장성을 강조했지만 생소한 분야와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0.3%로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한주라이트메탈은 글로벌 자동차 경량화 부품 수요 증가, 해외 진출, 사업다각화(고강도 알루미늄 부품산업 진출)와 함께 유럽 현지생산기지 설립으로 고객사 확대 등에 더욱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되면서 일반청약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으며 미래반도체는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대리점으로서 27년간 지속적으로 거래관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기업의 실적 성장세 유지를 판단하는 기준 중 주력 사업 업황이나 성장세가 주요하게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