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환 CB 4개 183억원…현금성자산 3.5배 규모60% 이상 청구기간 도래…이자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워다만, 상향 리픽싱 불가능 '안도'…주가만 오르면 주식 전환 가능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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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나인(082660)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은 채권자들이 CB를 통한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CB가 '상향 리픽싱'이 불가능해 주가만 소폭 오르면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장 풋옵션 물량이 대거 쏟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나인 전경. (사진=코스나인)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나인의 미상환 CB(17·19·20·21회)는 183억원이다. 이는 회사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52억원의 3.5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출채권과 기타유동금융자산 등 1년 이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모두 합친 금액(128억원)보다도 50% 정도 많다.
이들 C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기간은 이미 도래한 상태다. 그중에서도 코스나인이 지난 2021년 10월20일 채무상환자금 확보를 위해 발행한 21회차 CB의 미상환 금액은 115억원으로 전체의 62.8%에 해당한다. 해당 CB는 금융당국이 메자닌 규제를 강화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개정안을 시행하기 한 달 전에 발행됐다.
시장의 관심은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다. 최근 코스나인의 주가가 CB 발행 시점과 비교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1회차 CB를 마지막으로 발행했을 당시 1000원대 중반이었던 주가는 현재 700원대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로선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 경우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을 취득해도 시세차익을 얻기 어렵다. 특히 해당 CB는 표면이자율 1%, 만기이자율 5%로 발행돼 1년간 채권을 보유해도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로 21회차 CB 전환가액은 최초 1413원에서 현재는 최저 조정가액(500원) 근처인 659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21회차 CB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각각 80억원, 70억원씩 인수했는데, 발행 당시 코스나인이 3200여평의 토지와 부속 건물을 담보로 내걸면서 눈길을 끌었다. 채무상환을 위한 CB 발행이었던 만큼, 코스나인 입장에선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발행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에서 ‘표면금리 1%’를 취하는 대신 담보를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B 전환가액의 최저 조정가액이 500원인 것도 자금조달 목적이 채무상환이기 때문이다. ‘증권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회사의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차입금 상환, 재무구조개선 등을 위해 CB를 발행할 경우 전환가액의 조정 한도를 액면금액까지 맞출 수 있다.
나머지 CB의 표면이자율도 모두 0~2%로 책정됐다. 19회차 CB의 표면이자율만 유일하게 5%로 발행됐지만, 미상환 금액이 6억원에 불과해 별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CB 투자자들로선 당장 코스나인 CB를 통한 시세차익뿐 아니라 이자수익까지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한 가지 고무적인 점은 이들 CB가 모두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발공’ 개정안 시행 전에 발행됐다는 것이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전환가액이 떨어진 이후 주가가 반등할 시 전환가액을 다시 상향 조정하는 ‘상향 리픽싱’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나인의 CB에는 상향 리픽싱 조건이 삽입돼 있지 않다.
따라서 코스나인의 주가가 상승해 하향 조정된 CB 전환가액을 상회하더라도 현재의 전환가액을 유지할 수 있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오르기만 한다면 언제든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당장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급하게 풋옵션 행사에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코스나인은 현재 유동성 측면에서 여유롭지 못한 상태다. 2018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10억~50억원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매출 65억원,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단기차입을 늘리거나 유상증자 방식으로 유동성을 방어하는 형국이다.
<IB토마토>는 코스나인의 유동성 대응 방안에 관해 질문하기 위해 김포 본사와 서울사무소 측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