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백희 기자] 편의점 등 오프라인 기반 입지를 다져 온
GS리테일(007070)이 퀵커머스 서비스 등 온라인 부문을 사업 영역으로 끌고 오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를 꾀하며 투자를 이어 가는 상황에서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현 전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8조3379억원, 영업이익 15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5%나 감소했다. 사업 다각화로 매출 등 외형은 성장했지만,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악화된 모습이다. 특히 이커머스 등 신사업이 포함된 기타 부문 적자 폭은 2.5배 가량 더 커진 17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GS리테일의 수익성 방어에 가장 기여한 사업은 오히려 호텔 부문이었다. 누적 기준 호텔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76억원(68.2% 상승), 400억원(흑자 전환)으로 나타났다. 방역 완화로 식음·연회 매출이 늘고, 국내외 투숙객이 증가하는 등 외부환경 요인이 컸다.
본업인 편의점의 실적 기여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점포 일매출이 회복되며 같은 기간 편의점 누적 매출은 5조7921억원으로 7.5%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3.6% 줄어든 17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은 원인으로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우리동네GS’ 등 개발 용역비나 요기요 앱 기반 신사업 퀵커머스(즉시 배송) 관련 판촉비와 마케팅비용 부담이 꼽힌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GS리테일의 판촉비는 5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3.4% 급증했다.
통합 커머스 플랫폼 입지를 꾀하는 GS리테일은 현재 온·오프라인 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GS리테일이 보유한 국내 GS25(편의점)와 GS더프레시(슈퍼마켓) 매장은 총 1만7000여개인데,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거점 삼아 퀵커머스 시장에 나선 상황이다. 약 3000억원을 들여 요기요 지분 30%를 인수한 것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시장 진출 일환으로 배달 플랫폼 요기요와 손잡고 지난해 5월 ‘요마트’를 내놨지만, ‘수퍼’ 사업에 기여하는 요마트의 수익성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요마트 실적이 포함된 기간 동안 GS리테일의 수퍼 부문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수퍼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80억원)보다 36.8% 줄어든 17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사업 수익성 창출이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존재감을 내기까지 지속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사업 투자 소요와 적자를 감내하기 위해 본업인 편의점 등에서 수익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주력 사업 실적이 주춤하면서 지난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내린 데 우려의 목소리는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사업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데, 자체 유통망으로 직접 배달시장에 뛰어든 GS리테일의 책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배민 비마트 등 타사 견제도 상당해 장기적으로 끌고 가면서 차별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GS리테일이 요기요와 손잡고 '요편의점'을 출시했다.(사진=GS리테일)
GS리테일은 현재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위한 방편으로 기존 ‘나만의 냉장고’를 리뉴얼한 우리동네GS 앱을 출시해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과거 GS통합 온라인몰을 표방한 마켓포의 실패 만회하기 위해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기에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사업 요마트에 이어 지난 3일 요편의점을 내놓기도 하며 이커머스 전략 의도를 꾸준히 보이는 중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편의점과 슈퍼마켓 중심의 근거리 배송 확대로 퀵커머스 비용 효율화 중”이라며 “현재 GS25 매장 500개가 요편의점과 연결돼 있는데, 올해 상반기 내 6000개 이상 점포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