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대산, 적자에 '속앓이'…미스터피자 매각도 차질 빚나
피자사업 물적분할 완료…매출 급락에 매각 수순
포크사업 실적 2배 성장 예상…프랜차이즈 사업 등 계획
공개 2023-01-10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6일 14:5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백희 기자] '미스터피자' 매각에 나선 엠피대산(065150)이 나빠진 수익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가율은 90% 가까이 치솟고 곳간은 갈수록 말라가며 쪼그라드는 피자사업부문 대신 포크사업에 힘을 실어보지만 아직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물적분할한 미스터피자의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힘들다는 평가와 함께 매각 시까지 피자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엠피대산의 피자 매출액은 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51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62.7% 급감한 수치다. 특히 지난 2019년 235억원을 기록한 엠피대산의 피자 매출은 2020년 148억원, 2021년 57억원 등 꾸준히 감소 추세다.
 
아울러 매출 감소는 매장 축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7년 311곳에 달했던 국내 미스터피자 매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05곳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과 태국 등 해외 매장도 같은 기간 136곳에서 99곳으로 축소됐다.
 
특히 엠피대산은 피자사업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피자 제품 종류를 예년보다 크게 확대하고, 가격도 2000원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수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을 유의미하게 개선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이 더욱 심화하면서 결국 물적분할(엠피대산의 지분율 100%)을 결정했고, 업계에서는 물적분할 후 매각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2021년부터 시작된 포크사업은 매출 확대 폭이 크다. 2021년 한 해 525억원의 매출액을 보인 포크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80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까지 합하면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돈지육(본격 가공 전 돼지고기)을 포함한 엠피대산의 원재료 매입액의 경우 2020년 248억원, 2021년 626억원, 2022년 876억원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엠피대산은 포크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회사는 안정적인 돈육 확보를 기반으로 돼지고기 프랜차이즈 사업, B2B 돈육 납품, B2C 온라인 판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생산량 증가를 위해 지난해 6월 대전 유성구 대정동에 사업장을 확장 이전했다.
 
 
다만 매출 원가율이 확대되면서 전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2021년 3분기 기준 40억원을 보인 영업적자는 지난해 3분기 78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 원가율이 74.2%에서 86.8%까지 확대된 영향이 크다. 피자뿐 아니라 다른 사업부까지 포함돼 있어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일반적으로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원가율은 50~60% 수준이다.
 
이익 창출력이 떨어지자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마이너스(-) 기조도 심화됐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엠피대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유출액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억원 더 나갔다. 곳간이 채워지지 않다 보니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년 말보다 29억원 줄어든 27억원이었다.
 
엠피대산이 피자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오랜 손실을 본 것은 외부 요인 영향도 크다. 피자가 ‘가성비’ 음식과는 거리가 멀어졌고, 더 이상 외식 특화가 아니라는 인식이 생긴 가운데 다양해진 피자 형태에 편의점, 카페 등 판매처도 분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냉동피자 시장 성장세(2022년 910억원대)가 가파른데 CJ제일제당(097950)의 경우 지난해 냉동피자 매출이 전년 대비 12% 신장했다. 한국파파존스는 올해 초 비건피자 출시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오프닝 현상으로 모임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올해 피자업계 전망엔 배달 수요도 포함될 것”이라며 “다만 피자업계 자체는 성장보다 유지를 우선하는 관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스터피자의 매각도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미스터피자 실적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매자가 쉽게 나서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최근 M&A 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에 비해 체결 건수는 적은 상태”라며 “SI(전략적투자자)나 FI(재무적투자자) 쪽 시너지를 모색해야겠지만 미스터피자의 경우 수익성 악화 문제가 있고, 상장사 프리미엄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없어 거래상 어려움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미스터피자가 출시한 배달용 ‘1인분 피자’.(사진=미스터피자)
 
이와 관련해 엠피대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스터피자 점포 운영을 다각화하고, 배달용 제품도 적극 개발 중”이라며 “특히 배달 플랫폼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데, 배달 중심으로 전환 중인 피자시장 흐름에 발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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