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000880)가 2조원에 가까운 단기성차입금에도 꾸준한 현금흐름과 5조원에 가까운 종속기업 지분가치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위험을 방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한화는 9월말 별도기준 단기성차입금이 1조7545억원으로 동기간 보유 현금성자산인 2717억원을 크게 상회하나 보유자산 등을 기반으로 한 유동성에 힘입어 회사의 단기유동성위험은 낮은 수준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단기유동성위험이 낮은 이유로는 △미사용 여신한도 보유 수준 △유형자산에 기반한 추가적인 담보여력 △시장성 있는 주요 종속기업의 보유 지분가치(9월말 공정가치 기준 4조8000억원) 등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화의 차입금 비율이 높은 이유는 자회사인
한화솔루션(009830) 투자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1년 3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참여해 4248억원 상당 대규모 자금을 출자했다. 올해는 방산부문 운전자금 확대까지 더해져 잉여현금흐름(FCF) 지난해말 기준 1186억원 이익에서 올해 9월말 기준 377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향후 종속회사이던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하며 이익창출 규모가 증가할 전망이나 이익변동성과 운전자금 확대도 예상된다. 또 질산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2021~2024년, 총 1900억원)도 진행 중으로 단기적인 재무지표 저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설비투자를 통한 이익창출력 확대와 사업재편에 기반한 수익성 개선 등을 바탕으로 중기적으로는 양호한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한화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000억원을 상회하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을 바탕으로 운전자금 변동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시현했다. 설비투자와 배당금지급도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이루어져 잉여현금흐름 창출 기조를 나타냈다.
실제 한화는 2015년 이후 8232억원(2015년과 2017년에 분할지급) 규모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삼성테크윈) 관련 인수대금이 비경상적인 자금소요로 발생했으나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다. 한화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2016년 유상증자(약 3800억원)와 2018년 한화큐셀코리아 합병 관련 합병교부금(약 1100억원) 및 일부 기계 사업부문 매각대금(약 2700억원) 유입과 자체적인 이익 창출 등을 바탕으로 대규모 자금 소요에 대응했다.
한화는 한화건설 합병으로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건설은 올해 6월말 기준 순차입금이 2조1000억원에 부채비율이 847.1%에 이른다. 다만 사업규모 확대를 바탕으로 한 이익창출력 증가와 함께 한화건설 흡수합병으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수한
한화생명(088350)보험(AA+/안정적)에 대한 직접 보유지분율이 상승해 유동성위험을 상쇄할 전망이다. 한화는 9월말 기준 한화생명보험 지분율이 18.15%에서 한화건설 합병 후 43.24%로 늘어난다.
김성진 한화 수석연구원 “보유 현금성자산(9월말 기준 2717억원), 유형자산(1조2000억원), 종속·관계기업투자자산(장부가액 기준 5조원)을 활용한 추가적인 담보여력, 계열과 회사의 대외신인도에 기반한 금융시장 접근성 등을 감안할 때, 회사는 우수한 재무적융통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화건설 합병에 따른 한화생명보험의 직접보유 지분율상승으로 재무적 융통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신평은 정기평가에서 한화의 단기신용등급을 A2+로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를 A+(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