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롯데건설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 개선에 나선다. 내년 1월 만기도래하는 채무상환을 위해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오는 1월3일 2500억원 조달을 목표로 공모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이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이다. 그간 계열사 자금 차입과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오다가 신용도 리스크가 발생하자 공모채로 방향을 전환한 모습이다.
공모채 발행에 앞서 이달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2500억원 이하의 범위 내에서 발행 총액이 변경될 수 있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 나선 목적은 오는 2023년 1월18일까지 만기도래하는 채무상환을 위해서다. 해당 사채는 지난 10월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011170)로부터 빌린 것으로 상환 규모는 총 5000억원이다. 이자율은 연 6.37% 수준이다.
롯데건설 공모채 사용 목적.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건설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올해 4분기부터 현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했을 뿐만 아니라 11월에는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을 빌렸다. 같은 달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대를 대상으로 17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문제는 롯데건설의 자금 상황이 쉽사리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2023년까지 갚아야 하는 우발 채무는 6조원을 넘어선다. 이중 3472억원은 올해가 만기이며, 내년 1분기에도 1조8696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미 신용평가업계는 롯데건설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상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계열의 자금대여, 차입금 지급보증 등 직간접적 지원을 통한 자금 조달, 채권 회수 계획 등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큰 폭으로 증가한 차입 규모와 자체적인 보유 유동성 수준, 추가적인 PF 우발채무 대응 부담 등을 감안하면 재무역량은 상당 수준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