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캐피탈 산업이 금리상승으로 신규 발행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조달비용률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의 경우 1년 후 조달비용률이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캐피탈사(나신평 커버리지 27개사 기준)의 신용등급별 조달비용률은 지난 9월 기준 AA급이 1.8%, A급이 2.1%, BBB급이 2.2%로 나타난다. 조달비용률은 차입부채 평균잔액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에도 캐피탈사의 조달비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는데, 이는 대다수 캐피탈사들이 자금시장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평년 대비 높은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하반기에는 필요한 조달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저금리 상황에서 발행했던 차입부채 대다수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저금리 차입부채의 비중이 아직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다만 조달비용률이 신규 발행금리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태기 때문에 조달비용률 역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발행금리는 AA급이 5.9%, A급이 6.9%, BBB급이 9.7% 수준이다. 올해 새롭게 조달하고 있는 차입부채의 만기 구조가 단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조달금리 변동을 추정한 결과 1년 후 AA급은 3.2%, A급은 4.5%, BBB급은 7.3%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승 폭은 AA급에서 가장 낮고 BBB급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금융시장 전반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캐피탈사는 금리 스프레드 또한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캐피탈사는 조달구조가 단기화된 상태임에 따라 향후 차환 시점이 빠르게 도래하면서 금리상승으로 인한 영향도 더욱 크게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비용률 상승은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캐피탈사는 수신 기반이 없는 만큼 손익 구조에서 이자비용 영향력이 높은데 차주 구성이 중소기업과 저신용에 집중됐기 때문에 조달비용 증가분을 여신금리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쉽지 않다.
조달비용률 상승에 따른 추가 이자비용 부담 확대는 BBB급에서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추가 이자비용 금액 자체는 AA급에서 가장 크지만 일반적으로 AA급은 이익창출력이 높은 만큼 이를 상회하는 영업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조달비용률 상승에 따른 추가 이자비용을 향후 1~2년 기준 평균값으로 AA급은 1407억원, A급은 621억원, BBB급은 160억원으로 분석했는데 영업수익에서 해당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2%, 26.0%, 48.3%로 나온다.
동영호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금리상승과 더불어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경기 저하를 고려할 경우 캐피탈사의 수익성은 올해 대비 크게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면서 “자산 회수의 지연 가능성이나 조달환경 악화 등 부정적인 외부환경을 고려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