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휴맥스(115160)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2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금리가 5~9% 수준의 고금리로 형성돼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맥스는 지난 14일 200억원 규모의 제18회 국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했다. 이번 CB는 KB증권이 전량 인수했다.
휴맥스 CB 발행 결과.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B의 발행 조건은 전반적으로 사채권자인 KB증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짜인 모양새다. 다만 휴맥스는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을 없앴다. 휴맥스가 CB 발행 조건을 둘러싼 줄다리기에서 물량 부담을 덜어내는 대신 금리에선 한발 물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5%, 9%로 책정돼 이자비용 부담이 크다. 전환가액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기준주가의 200%인 8650원으로 형성됐다. 사채권자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운 대신 매 3개월마다 표면금리를 적용한 연간 이자의 4분의 1씩 받을 수 있다. 만기일(2025년 12월14일)까지 보유할 시 전자등록금액의 113.6022%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받는다.
다만 이번 CB 발행 조건에서 리픽싱 조항이 생략된 점이 눈길을 끈다. 통상 CB를 발행할 때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도 함께 낮춰주는 리픽싱 조건이 담긴다. CB를 발행할 당시보다 주가가 내려가 전환청구권 가치가 유명무실해질 경우를 대비해 전환가액을 낮춰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투자자 보호 장치다. 발행사로선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는 투자자와 달리 지분 희석 우려를 떠안게 된다. 휴맥스는 리픽싱 조항을 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물량 부담을 상쇄했다.
KB증권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행사에 따른 조기상환수익률은 무려 9%에 달한다. KB증권으로선 휴맥스 주가가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높아져 전환가액을 따라잡지 않는 이상 중간에 받는 이자와 함께 풋옵션을 통한 원금, 이자수익까지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풋옵션은 발행일로부터 1년6개월이 되는 2024년 6월14일 이후 매 3개월에 해당되는 날 청구가 가능하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