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은주성 기자]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투톱 체제가 내년에도 유지된다. KB금융지주는 증권뿐 아니라 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 대표들을 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변화보단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지주는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를 KB증권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기는 1년이며 대추위 최종심사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
KB증권 본사. (사진=KB증권)
박 대표와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KB증권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박 대표가 WM(자산관리), S&T(세일즈앤트레이딩), 경영관리 부문을 맡고 김 대표가 IB(투자금융), 홀세일, 글로벌사업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는 통상적으로 '2+1(2년 첫 임기 후 1년 연임)' 임기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박 대표와 김 대표는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를 뛰어넘은 데 이어 추가로 임기가 연장되면서 5년째 KB증권을 이끌게 됐다.
박 대표와 김 대표가 각자대표체제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 연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는 업황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지난해까지 매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올해 6조원을 넘어섰다.
박 대표는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최고경영자)로 업황 부진에도 WM 사업부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11월 말 기준 KB증권의 WM 자산규모는 45조800억원으로 2019년 말(28조4000억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개인고객 중심으로 외형도 확대됐다.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11월 말 15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인 9조5000억원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월평균 리테일 채권 판매액은 1조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었다.
김 대표도 KB증권의 IB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업황 부진에도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자본시장), 인수금융, M&A(인수합병) 등 IB사업 전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대어급 기업의 증시 입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의 임기도 1년 연장된다. 이 대표는
SK증권(001510) 대표이사,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친 뒤 2018년 KB자산운용 각자대표로 선임돼 대체투자 부문을 담당했다. 2020년에는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대표이사가 물러나면서 단독대표를 맡았다. 이후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ETF(상장지수펀드) 점유율도 확대하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대추위는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가운데 KB증권과 KB자산운용,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등 7개 계열사의 현직 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이들의 추가 임기는 모두 1년이다.
KB데이타시스템의 신규 대표로는 김명원 KB국민카드 IT서비스그룹장 전무를 추천했다. 김 신임 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