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셋톱박스 제조업체
휴맥스(115160)가 고금리 전환사채(CB)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한다. 최근 유동성 악화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CB 시장마저 주춤하자 높은 금리를 내걸고 자금을 확충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맥스는 2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사채만기일은 오는 2025년 12월14일이며, 전환청구기간은 2024년 6월14일부터 2025년 11월14일까지다. 전환에 따라 발행주식총수 대비 5.26%인 231만2138주가 발행될 수 있다. 전환가액은 8650원이다.
일반적인 메자닌 채권과 비교해 높은 금리로 발행돼 눈길을 끈다. 이번 CB의 이율은 표면이자율 5%, 만기이자율 9%로 책정됐다. 휴맥스는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CB의 원금에 대해 전자등록금액의 113.6%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휴맥스 CB 발행 개요.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식전환 권리가 부여되는 CB는 일반적으로 이자가 낮게 책정된다. CB 투자자들은 발행사의 주가가 상승했을 때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도해 시세 차익을 거두는 기대감으로 투자에 나선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 2020~2021년 증시 호황기에 제로(0) 금리의 CB가 줄을 이었다.
휴맥스가 높은 금리를 내걸고 CB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 예적금 금리가 5%대에 치달으면서 CB 투자 매력이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CB의 조건을 사채권자에게 유리하게 설계한 것이다.
사채권자에게 유리한 조건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뿐만이 아니다. 이번 CB의 조기상환수익률 또한 9%로 높은 수준에서 책정됐다. 사채권자는 CB 발행일로부터 1년6개월이 되는 2024년 6월14일부터 3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휴맥스는 연 9%를 가산한 금액을 사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휴맥스는 CB 발행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 200억원을 ‘관계사 투자 관련 출자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영국 소재 계열사인 휴맥스 일렉트로닉의 매출채권 팩토링 계약에 대해 274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한 바 있다. 채무보증기간은 2022년 12월8일~2023년 12월7일이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