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YTN(040300)이
한국전력(015760)공사(한전) 자회사 한전KDN의 보유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며 품절주 효과에 대한 기대가 실리고 있다. 다수의 원매자가 관심을 보이는 만큼 매각 흥행가능성이 커지며 적은 유통 물량에도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기재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350개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자산 매각 계획을 세웠다. 기재부는 지난달 11일 177개 기관에서 14조5000억원 규모 자산 매각을 확정하고 발표했다. 이 중 한전KDN의 YTN 보유지분 매각 건도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6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회사는 주주총회를 열고 YTN 1대 주주인 한전KDN의 YTN 지분 21.43%(900만주)를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전KDN은 한전의 100% 자회사로 지분 매각금액이 영업외실적으로 인식돼 한전의 연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YTN 노동조합(노조)에 따르면 한전KDN이 보유한 YTN 주식 900만주의 취득원가는 약 590억원에 이른다. 6일 종가 기준 YTN 주식은 1주당 6050원이다. 현 시세로 따지면 보유지분 매각가는 약 545억원으로 취득원가보다 8%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에 YTN 노조는 한전의 배임 우려까지 제기하며 지분 매각을 막아서고 있다. YTN 노조는 공영방송의 민영화가 언론의 공공성을 잃을 것이라며 지분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한전의 재무적 영향으로 살펴봐도 현 상태로는 올해 40조원으로 예상되는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손실을 키울 전망이다. YTN 지분 가치가 상승했을 때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한전KDN의 YTN 지분 매각 건은 원매자가 늘어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초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한국경제(한국경제신문·한국경제TV, 5% 보유)에 더해 한국일보 사주인 동화그룹이 원매자로 적극 나서서다. 특히 YTN 지분인수 건에 승명호 동화그룹·한국일보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 더 화제를 모았다.
경쟁자가 있으면 주식 가치는 올라가게 마련이다. 실제 1년 전만 해도 YTN은 1주당 2875원(2021.12.21.)을 기록했다. 이에 비하면 현재 주식 가치는 2배나 오른 셈이다.
원매자가 둘인 만큼 매각 레이스에 경쟁이 붙으면 YTN이 품절주의 특징을 살려 고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통주식의 수가 적은 기업의 주식을 품절주로 칭한다.
YTN의 총 발행주식은 4200만주다. 이 중 최대주주인 한전의 보유주식 900만주를 비롯해 △한국인삼공사 838만주(19.95%) △미래에셋생명 612만2900주(14.58%) △한국마사회 400만주(9.52%) △우리은행 311만주(7.40%) 등 주요 주주 몫이 총 72.89%다. 여기에 한국경제 측이 보유한 210만91주(5%)까지 제외하면 전체 주식수의 22.11%에 해당하는 928만7009주가 유통 가능 주식수로 남는다.
품절주의 주가 급등 사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올해 7~8월 양지사의 주가다. 양지사는 최대주주인 이배구 명예회장 일가가 지분 75.53%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사주가 14.04%이다. 이를 제외하면 유통 주식수가 10.43%(308만3118주)에 불과하다. 7월1일 7000원이던 양지사 주가는 8월11일 1만5700원으로 한달새 124%가 올랐다. 주가 상승 기간에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품절주'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만약 YTN 주식이 품절주 영향을 받아 양지사처럼 6일 종가(6050원) 대비 124% 오르면 1주당 1만3552원이 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임원은 “인수전이 격화되면 매수가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어 상식적으로는 주가가 오르기 마련”이라면서도 “비즈니스 자체가 성장 사업이 아닌 만큼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TN 주식이 1주당 1만3552원이 될 경우 한전KDN의 YTN 지분 가치는 약 1220억원이 된다. 한전이 배임 우려 없이 YTN 보유지분 매각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한전의 3분기 영업외수익은 4조7648억원으로 1220억원이 더해지면 4조8868억원이 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가치가 2배로 상승한다고 해도 40조원으로 예상되는 한전 적자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할인 매각을 염두에 뒀던 것에 비하면 재무상황에 긍정적”이라며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매각 이슈를 염두에 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