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현대차에 따르면 11월 글로벌 도매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35만1000대였다. 동월 기아의 글로벌 도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5만3000대로 조사됐다.
(사진=하나증권)
문제는 잘 나가던 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아이오닉 모델 판매량은 지난달 1580대 팔려 10월(1193대) 보다 2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EV6의 지난달 판매량은 641대로 10월(1186대로) 보다 46% 축소됐다.
당초 현대차는 내년 초에나 미국 내에서 조립한 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감소폭이 가팔라졌다. IRA 법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내년 초에는 전기차 판매 감소 현상이 보다 급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율 하락이 실적 악화를 부추긴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을 쏟아내며 3분기 매출액이 분기 최대 실적인 37조70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수치다. 수출 실적에는 차 판매량과 함께 환율 효과도 상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38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6% 상승했다. 한때 140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2일 현재 달러당 1298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3분기 평균치 보다 3% 감소한 수준으로 향후 더 떨어진다는 예상도 나온다. 4분기 현대차그룹이 강달러 수혜를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차질 완화와 인도네시아 신공장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판매차질이 부정적 영향을 주었으나 기아는 인도 증산 효과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개선 중이나 기대보다 회복 강도가 더뎌 4분기 전체 도매판매는 기존 예상치를 3~4% 하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실적 추정이 하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결코 미국과 협력하려는 사람들을 제외하려고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해 IRA 수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