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나이벡(138610)이 전환사채(CB)를 발행해 250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CB로 전환에 따라 발행될 물량이 주식총수 대비 11.86%에 달하는 데다 아직 전환되지 않은 메자닌이 남아 있어 향후 재무적투자자(FI)가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나이벡은 250억원 규모의 제8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CB 납입이 완료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CB 인수인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수성자산운용, DB금융투자,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6호 등이다.
이번에 CB를 인수한 FI 대다수는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표면이자율이 0%다보니 1년간 채권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없다. 낮은 전환가액으로 인수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도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발행사인 나이벡으로선 CB 인수자들이 향후 수익을 확보하려고 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물량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 수도 118만637주로 발행주식 총수(995만7479주)의 11.86%에 달하기 때문이다. 향후 주가가 낮아져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가액(1만4823원)까지 떨어질 경우 전환 가능 물량은 더욱 늘어난다. 전환청구기간은 2023년 11월22일~2027년 10월22일이다.
특히 나이벡은 각각 100억원 규모인 6회차 CB와 7회차 BW가 미전환 채권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두 채권의 전환청구·신주인수권 행사기간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오는 2025년 11월28일까지다. 전환 가능 물량도 합계 70만598주(7.04%)로 적지 않다. 8회차 CB를 합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CB 규모는 전체 발행주식의 18.89%에 달한다.
(사진=분기보고서)
이 같은 상황에서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채무상환에 사용하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나이벡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250억원을 채무상환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의 80%를 빚 갚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CB 대금의 주요 사용 목적이 채무상환이라면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CB 자체가 물량부담을 지니고 있어 웬만해서는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라서 사업성과 또는 실적 개선 등의 눈에 띄는 성장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주식 가치 하락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