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하영 기자]
OCI(010060)가 물적분할 아닌 인적분할에도 주가가 전일보다 6% 가까이 떨어졌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는 것 자체가 사업 위험을 담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24일 OCI에 따르면 전일 이사회를 열고 베이직케미칼, 카본케미칼 등 회사의 주력사업인 화학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OCI 분할은 내년 3월 말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OCI 본사.(사진=OCI)
OCI는 이번 인적분할로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 홀딩스’와 신설법인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된다. 기존 회사 주주는 OCI 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OCI 홀딩스는 기존 주력 사업인 말레이시아 태양광용폴리실리콘(OCIMB), 도시개발(DCRE), 에너지(미국 태양광 모듈 사업, 한국 열병합 발전소 사업 등) 사업을 영위한다. 신설법인인 OCI는 군산공장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포함한 베이직 케미칼 사업, 석유화학과 카본소재(카본블랙, 피치, BTX 등) 사업을 담당한다.
회사는 3월 주총결의 후 분할이 확정되면 5월 초 분할할 계획이다. 이후 5월 말(예정) 존속법인은 변경상장, 신설법인은 재상장 예정이다. 회사는 인적분할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나 주주 반응은 싸늘했다. OCI 주가는 24일 종가 기준 주당 9만8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보다 5.9%(6200원) 하락한 수준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 매출 구성은 △OCI 홀딩스 에너지솔루션 13.7%, 도시개발사업 6.6% △OCI 베이직케미칼 45.0%, 카본케미칼 38.0% 등이다.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OCI 홀딩스 20.3%, OCI 83%가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매출 비중이 더 적은 OCI 홀딩스의 분할비율이 높은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업 측면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와 사업비 지출이 많은 성장사업이 동반돼야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증설이 필요한 폴리실리콘 등 에너지솔루션 사업이 아직 매출 비중이 높지 않다. 이 점에서 OCI 홀딩스는 분할 이후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 등 주가희석 우려도 제기된다.
OCI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제품에 가려져 저평가된 주력 화학사업 부문의 내재가치 재평가와 함께 주주이익 극대화를 실현할 계획”이라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계열사별 사업 특성에 맞춘 개별 성장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그룹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가치와 관계없이 인적분할을 하더라도 재무능력만 있다면 신용도에는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며 “만약 주주 신뢰가 무너져 채권이나 은행조달이 힘들어지면 신용도가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