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삼성생명(032830)이 지급여력 수준을 반영하는 현행 RBC비율 수치가 떨어지고 있지만 LAT(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 결과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 효과가 주요했는데 내년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23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기준 잠정 RBC비율이 236.2%로 지난해 말 대비 68.4%p 하락했다. 금리상승 배경에
삼성전자(005930) 주가 하락 요인으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사진=삼성생명)
이에 삼성생명은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계정 재분류를 시행했다. 매도가능증권 규모는 지난 2분기 114조8411억원에서 3분기 52조2340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만기보유증권은 39조3833억원에서 100조7081억원으로 늘었다.
매도가능증권과 달리 만기보유증권은 회계적으로 만기까지 보유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만큼 현행 이자율의 변동을 반영하지 않고 처음 매입 당시의 이자율을 바탕으로 계속 상각한다. 즉 금리 민감도를 축소할 수 있는 것인데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매도가능증권에서 만기보유증권으로 유가증권 계정 재분류를 실시한 규모는 37.9조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내년에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 K-ICS가 시행되는 만큼 보험업계서는 RBC비율에서 시선이 멀어진 상황이다. 현재 과도기적 시점에서는 대신 LAT 수준을 더욱 의미 있게 보는데 LAT 역시 IFRS17과 같이 부채를 시가 평가하기 때문이다.
LAT는 결산 시점의 할인율을 반영해 보험사의 부채를 재산출한 다음 현행 부채보다 클 경우 그 차액만큼 추가 적립하는 구조다. 평가대상준비금에서 LAT평가금액을 차감하면 LAT순잉여액이 나오기 때문에 해당 수치가 클수록 긍정적이다.
삼성생명은 3분기 기준 LAT 순잉여액이 47.6조원으로 지난해 말 18.7조원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적용 할인율 상승 효과가 26조원, 신계약 효과가 3조원이라고 한국기업평가는 분석했다.
LAT 수준이 IFRS17의 가늠자로 평가되는 만큼 새 회계제도 전망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전환 시점의 부채 규모는 IFRS4 기준의 부채 규모 대비 축소(순자산 증가)가 예상된다”라며 “K-ICS 비율도 200% 이상의 우수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인한 자본확충 부담이 큰 편이나 금리상승으로 신제도에서 자본확충 부담이 과거 대비 줄었다”라면서 “우수한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자본성증권 등 재무적 수단 활용도가 낮아 K-ICS 기준으로도 상위권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