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카드업계가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이 늘어나자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고 기업어음(CP)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회사채 비중이 떨어지고 CP 비중은 크게 증가한 가운데 늘어난 자금조달 규모의 절반 이상이 CP 발행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자금조달 규모는 총 125조4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4조3118억원 대비 20.2%(21조1215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총 자금조달 규모인 108조366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특히 카드사 7곳 모두 자금조달 규모가 늘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는 물론 지난해 연간 규모와 비교해도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개별 카드사의 3분기 자금조달 현황은 △신한카드 30조8141억원 △
삼성카드(029780) 18조7331억원 △KB국민카드 21조3200억원 △현대카드 19조417억원 △우리카드 12조4109억원 △하나카드 7조5435억원 △롯데카드 15조57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자금조달 규모는 △신한카드 26조6713억원 △삼성카드 16조6745억원 △KB국민카드 18조8431억원 △현대카드 15조7142억원 △우리카드 10조6077억원 △하나카드 6조5365억원 △롯데카드 12조9483억원으로 확인된다.
조달구조에서는 회사채 비중이 떨어지는 반면 CP 비중이 크게 늘었다. 3분기 기준 7개 카드사의 회사채 조달비중 평균은 64.4%로 전년 동기 73.3%에서 8.9%p 하락했다. 회사채로 조달하는 자금 자체는 늘었지만 CP나 일반차입금, 유동화차입금 규모가 더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특히 CP는 자금조달 규모가 총 24조2220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12조8900억원보다 87.9%(11조3320억원) 급증했다. 3분기까지 자금조달에서 증가한 부분의 53.7%가 CP 발행을 통해 이뤄진 셈이다. CP 비중은 19.3%로 지난해 동기 12.4%에서 6.9%p 상승했다.
CP 비중 확대는 카드업계가 조달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차원도 있지만 카드채보다 장기 CP 이자율이 비교적 낮게 책정되는 만큼 금리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리상승 여파로 이자비용도 대폭 늘고 있는 상태다. 7개 카드사의 3분기 기준 총 이자비용은 1조8620억원으로 작년 3분기 1조4150억원 대비 31.6%(4470억원) 증가했다. 3분기 이자비용은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인 1조9285억원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
개별 카드사의 3분기 이자비용은 △신한카드 4580억원 △삼성카드 3099억원 △KB국민카드 3201억원 △현대카드 2682억원 △우리카드 1756억원 △하나카드 1102억원 △롯데카드 2200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금리가 향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업계의 이자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전날 기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수익률은 2년물이 6.35% 수준으로 나타난다.
최근 자금조달DP 나서고 있는 카드사 사례를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1200억원 규모의 1년물 무보증사채(제2156-1회차) 이자율이 6.199%로 확인된다. 또 KB국민카드는 400억원으로 발행하는 2년물 무보증사채(제370-1회차) 이자율이 6.333%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영업자산 규모가 늘어나다 보니까 조달자금 자체가 커졌고 여기에 금리상승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했다”라면서 “회사채 발행이 힘들어지면서 기업어음 비중이 오르는 등 자금조달 수단이 바뀌고 있는데, 비중 자체는 회사채가 워낙에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유지는 될 것 같다. 이자율 같은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향후 전망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