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손해보험(000370)이 금융당국의 보험업 규제 개선 영향으로 영업 채널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의 존재로 막혀 있던 CM(사이버몰) 채널의 문이 다시 열린 것인데, 디지털 전환이 보험업계 미래 과제인 만큼 성장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에 부진했던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부문에서 영역 확장이 점쳐진다.
22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CM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수입보험료가 3800만원으로 나타난다. 이는 전체 원수보험료 3조1071억원 중에서 0.001% 수준이다. 현재 보험영업은 대면모집(92.5%)과 텔레마케팅인 TM 채널(7.5%)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019년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주요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CM 채널에서의 영업이 제한됐다. 그간 보험업 허가정책 중 하나인 '1사 1라이선스' 규제서는 동일한 그룹 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각 1개사만 허용하는 것을 기본적인 방향으로 삼고 있었다.
예외적으로 판매 채널을 따로 분리한 온라인 전문보험사만 추가로 진입할 수 있었는데 교보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 한화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이 여기에 속한다. 다만 온라인 전문보험사가 새로 진입하는 경우 기존 종합보험사는 겹치는 부문의 온라인 채널 활용을 중단해야 하는 일종의 페널티가 있었다. 고객이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상품가입을 할 수 없었던 점이 한 사례로 꼽힌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016년부터 CM 채널을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해당 채널에서 수입보험료를 늘렸던 것으로 확인된다. 2016년 44억원이었던 보험료 수익은 △2017년 181억원 △2018년 310억원 △2019년 3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캐롯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2020년 –32억원, 2021년 –1억원을 기록했던 상황이다.
이번에 금융당국이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하면서 관련 허가정책을 정비함에 따라 CM 채널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M 채널은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핵심으로 활용하는 만큼 젊은 세대인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보험업계가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할 영역으로 꼽힌다.
특히 CM 채널은 생명보험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략적인 비중을 살펴보면 손해보험사 17곳은 올해 상반기 수입보험료 기준 7.1%가 CM 채널에서 발생했다. 반면 생명보험사 23곳은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CM 채널 비중이 0.4%에 불과했다. 이는 생명보험의 보험영업 구성이 사망보험 중심으로, 상품 설명과 계약 과정이 복잡하고 고객 입장에서 보험료도 장기간 납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한화손해보험)
이번에 관련 규제가 개선됨에 따라 한화손해보험이 영역을 넓힐 수 있는 부문은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이다. 캐롯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하는 만큼 해당 CM 채널을 확보하고 있고, 특종보험도 선보이면서 일반보험 CM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장기보험에서만 CM 채널을 보유 중이다.
CM 채널은 특히 자동차보험에서 비중이 높게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4조6057억원인데 이중 자동차보험은 5290억원으로 11.5%를 차지한다. CM 채널을 활용할 수 없다 보니 수입보험료가 계속 떨어져 왔던 상태다.
특종보험도 3406억원으로 7.4%를 차지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전망된다. 특종보험 역시 수입보험료가 오르락내리락하던 상황이다. 수입보험료 자체의 규모나 비중은 작지만 새로운 시도의 길이 열리고 고객 접점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유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관련 사안을 현재 검토 중에 있으며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자동차보험의 경우 CM이 주요 채널이었는데 활용을 못하다 보니 비중이 줄어왔던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CM 채널을 활용하려면 광고비 같은 부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검토가 요구된다”라며 “일반보험에서는 특히 여행자보험 시장이 그나마 큰 편인데, 수입보험료 요인도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